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슈퍼 을'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4분기까지 보유했던 ASML 지분 158만407주(지분율 0.4%)를 4·4분기 중에 모두 처분했다. 앞서 공시한 ASML 지분 가치로 추산하면 남은 지분을 매각해 1조2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분을 보유한 상장기업은 코닝, 원익홀딩스, SFA, 와콤 등이 남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차세대 노광기 개발 협력을 위해 ASML 지분 3.0%를 약 700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6년 투자 회수 차원에서 보유 지분 절반을 매각해 6000억원 가량을 확보했다. 지난해 2·4분기 부터 남은 지분 매각을 시작해 2·4분기에는 약 3조원을, 3·4분기에는 1조3000억원의 매각 대금을 확보했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ASML 장부금액(시장 가치)을 토대로 추산한 지분 매각 금액은 총 6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처분한 주식 금액이 약 5조5000억원, 2016년 매각 대금 6000억원을 합친 금액이다. 7000억원 투자로 8배 정도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삼성전자가 ASML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반도체 투자 재원 확보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턴(상승 국면)에 대비해 투자 재원을 다각도로 확보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작년 실적 악화에도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인 28조3400억원을 투자했고, 시설투자에도 역대 최대인 2022년과 동일한 53조1000억원을 투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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