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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미필 사직 전공의 '추천서' 없이 국외여행 제한, 병무청 "정상 절차" 해명

병무청 "정상 수련 중인 사람과 동일하게 민원 처리" 해명
"국외여행 허가 민원처리 때 혼선 발생 막기위해 발송"

[파이낸셜뉴스]
병역 미필 사직 전공의 '추천서' 없이 국외여행 제한, 병무청 "정상 절차" 해명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 중인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을 찾은 시민들이 진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일부터 국군병원과 경찰병원 등 공공병원 응급실을 일반인에 개방하고 진료 시간을 연장하는 등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병무청이 병역 미필 전공의들이 국외여행허가를 신청하면 일단 보류하고 본청에 명단을 통보하라고 지방청에 지시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반발했지만 병무청은 정상적인 국외여행 민원처리 절차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사직서 제출 전공의 해외여행 막은 범죄자 동일시.. 반발

병무청이 지방청에 보낸 공문에는 "최근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전공의 집단사직서 제출' 언론 보도와 관련해 현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의무사관 후보생(전공의)의 국외여행허가 지침을 보다 세분화해 운영한다"고 기술돼 있다.

공문에선 또 병무청은 집단행동으로 사직서를 제출해 업무개시명령 대상자가 된 경우 정상 수련 중인 전공의와 마찬가지로 소속기관장 추천서를 받도록 했다. 또 본인 질병 등의 사유로 정상 퇴직해 업무개시명령 대상자가 아닌 경우엔 현행대로 소속기관장의 추천서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병무청은 어떤 경우라도 전공의가 국외여행허가를 신청하면서 소속기관장 추천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일단 허가를 보류하고 메모 등의 방식으로 본청에 즉시 통보하도록 했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사실상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의 해외여행을 막은 것"이라며 "병무청은 중범죄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발령되는 출국금지 명령이나 다름없는 공문을 보낸 것은 정부가 의사들을 강력범죄자와 동일시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병무청, 정상 수련 중인 사람과 같은 처리...국외여행 허가 때 혼선 막기위한 것

이날 병무청은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의 해외여행을 막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본지가 확인한 병역법 제70조(국외여행의 허가 및 취소) 및 병역법시행령 제146조(국외여행의 허가 범위 및 기간)에는 병역의무자는 출국 전 병무청장에게 국외여행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의 대상 및 세부 기준과 기간은 병역의무 부과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 병무청장이 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현행 병역법의 병역의무자 국외여행 업무처리 규정 '별표 1'에 따르면, 소속기관에서 복무·수학·수련 중인 의무사관후보생이 국외여행을 하고자 할 경우 소속기관 장의 추천서가 필요하고, 수련 과정을 이수하였거나 퇴직 등으로 입영대기 중에 있는 사람은 추천서 생략이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 이 경우에도 ‘퇴직 등’ 확인은 의무사관후보생(병역의무자 본인)의 사직서 제출이 아닌, 소속기관 퇴직 처리 여부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표시돼 있다.

병무청은 설명자료를 통해 이같이 병역법에 따라 "보건복지부로부터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의무사관 후보생은 소속된 기관으로 복귀해 근무해야 하는 사람으로, 본인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해도 퇴직 처리가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없어 정상 수련 중인 사람과 동일하게 국외여행허가 민원을 처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무청은 지방청에 보낸 공문은 "지방병무청에서 의무사관후보생을 대상으로 한 국외여행 허가 민원처리 때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발송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외여행 민원업무를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병역 미필 사직 전공의 '추천서' 없이 국외여행 제한, 병무청 "정상 절차" 해명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며 정부가 군병원 12곳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개방한 20일 오후 의료진들이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로 민간인 환자를 옮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