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보호에서 주거·자립으로 패러다임 변경
2028년까지 서울시 운영·지원 41개소 전면 개편
사생활 보호 강화한 가정형 주거공간으로
앞으로 서울시가 운영·지원하는 장애인 거주시설이 단체생활관 구조의 ‘복도형’에서 거실과 방, 주방으로 구성된 ‘가정형’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장애인 시설 가정형 구조 예시. 서울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앞으로 장애인 거주시설이 단체생활관 구조의 ‘복도형’에서 거실과 방, 주방으로 구성된 ‘가정형’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사생활을 보호하고 이용자 간 마찰은 줄일 수 있는 안락한 분위기를 조성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자연스러운 자립 준비 기회도 제공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시가 운영·지원하는 41개 장애인시설을 2028년까지 가정형으로 전면 리모델링한다고 5일 밝혔다.
장애인의 목소리를 반영한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추가한 ‘장애인시설 환경 및 운영 개선 정책‘에 따른 것이다. 과거 ‘수용’, ‘보호’라는 장애인 시설 패러다임을 ‘주거’와 ‘자립’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우선, 41개 장애인 거주시설 중 복도 형태의 3인 이상 다인실로 이뤄진 31개소를 1~2인이 사용할 수 있는 개별방과 공유공간인 거실, 주방이 있는 일반 가정집과 같은 구조로 리모델링한다. 올해 4개소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31개소 전체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방에 위치한 서울시 장애인 거주시설 16곳을 포함한 총 23개소의 내부 유휴공간을 가족이나 지인의 면회나 숙박 등이 가능한 게스트하우스로 조성한다. 이용 당사자에게 익숙한 공간에서 심리적·정서적 안정감을 느끼며 가족, 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목적이다.
시설 이용 장애인이 점차 고령화됨에 따라 중고령 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돌봄공간도 2028년까지 5개소에 확충한다. 현재 시설 입소 장애인의 절반에 이르는 49.2%가 40대 이상이며 지난 10년간 거주시설 이용 장애인은 총 1104명이 감소했지만 50대 이상은 38명 증가했다.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대비하고 관리 할 수 있도록 입식 침대, 낙상 방지 장치, 안전 손잡이 등 안전시설과 ‘치매환자 배회로’ 등고령 친화 시설과 환경을 조성하고 돌봄·의료 인력과 운영비도 추가 지원한다.
이외에도 시설 이용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와 동행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과 대규모 시설에 대한 관리운영비를 현실화하는 등 시설 운영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한편, 서울시는 시설장애인이 자립을 희망할 경우 장애인 개인의 여건과장애 유형을 고려해 적합한 주거 지원은 물론 활동지원서비스를 추가 지원한다. 아울러 자립 후에도 건강 악화, 지역사회 적응 등 일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장애인과 가족이 희망할 경우 재입소도 탄력적으로 추진·지원한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장애인 거주시설 환경과 운영방안 개선은 단순히 공간만 바꾸는 것이 아닌 장애인들의 생활과 정서를 쾌적하고 안락하게 바꿔 일상 만족과 행복을 주는 것이 목적”이라며 “서울시는 시설입소를 희망하는 장애인과 지역사회 자립을 원하는 장애인 모두 불편함이 없도록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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