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전국 90개 이마트 배송센터 있지만
법에 막혀 새벽배송 못해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21 ⓒ News1 박지혜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기 위해 현장 점검에 나서는 등 관련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6일 경기 김포시에 있는 SSG닷컴의 풀필먼트센터를 찾아 "정부는 지난 1월 민생토론회에서 대형마트도 새벽 배송을 할 수 있도록 영업 규제를 합리화하기로 했다"며 "새벽 배송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맞벌이 부부 및 1인 청년 가구의 생활 여건이 개선돼 지방 정주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 장관이 방문한 SSG닷컴의 풀필먼트센터는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 신선식품을 포함한 각종 상품의 새벽 배송 서비스를 하는 거점 물류 기지다. 이마트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계열사인 SSG닷컴은 김포에 풀필먼트센터를 두고 센터에서 가까운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서 새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 장관의 이날 현장 점검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여러 지방에서도 새벽 배송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현재 쿠팡, 마켓컬리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수도권과 각 지역 거점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두고 신선식품을 포함한 다양한 상품을 시간을 가리지 않고 고객에게 배송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강원, 제주, 호남 대부분 등 많은 지역은 전자상거래 업체의 새벽 배송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주민들이 새벽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정부는 대형마트가 문을 닫은 시간에도 인터넷 주문 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유통산업법이 개정되면 400개에 달하는 전국 대형마트가 물류기지로 활용돼 해당 지역 주민들도 새벽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형마트 새벽 배송을 허용하면 신규 투자 없이도 기존 점포를 풀필먼트센터로 활용해 새벽 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유통산업법 체계에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대형마트는 오전 0시부터 10시까지는 영업할 수 없다. 법제처는 이 시간대에 창고에서 물건을 빼내 온라인 주문 고객에게 배송하는 행위도 '영업'으로 보는 유권 해석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관련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쿠팡 등 온라인 업체와 달리 유통산업법 체계 안에 있는 대형마트들은 기존 마트 시설을 활용해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다.
SSG닷컴만 전국 90개 이마트 점포에 이미 온라인 주문·배송 처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마트 창고를 활용한 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유통산업법이 개정되면 이마트는 곧바로 해당 시설을 활용해 인근 지역에 새벽 배송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방에 사는 많은 소비자가 새벽 배송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대형마트가 영업 제한 시간에 배송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지방 소비자들도 맞벌이 부부 등 새벽 배송을 원하는 사람 많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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