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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악플에도 난민 보호 활동하는 이유? 한 명쯤은 있어야"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10년..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

정우성 "악플에도 난민 보호 활동하는 이유? 한 명쯤은 있어야"
유엔 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 배우 정우성이 아프리카 지부티에 있는 마르카지 예멘 난민 캠프에 도착해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유엔 난민기구 제공

[파이낸셜뉴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10년째 활동 중인 배우 정우성이 소신을 밝혔다. 국내 곳곳에서 나오는 비난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정우성은 지난 6일 시사인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사회에서 이 정도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도 되지 않나'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일이고 함께 사는 사람들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난민·실향민 수 1억명 이상…한국 사회가 정당히 보호하는지 의문"

정우성은 지난 2014년 한국인 최초로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로 임명됐고, 이듬해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가 됐다.

그는 "전 세계 난민과 강제 실향민 수는 지난해 기준 1억1300명 이상으로, 제가 10년 전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보다 두 배로 늘었다"며 "난민이라는 단어를 한국 사회가 정당한 보호 대상자로 바라보고 있는지 여전히 의문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 분들(난민들)이 (국내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면 국가가 생활을 모두 책임져 준다는 오해가 큰데 사실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에서 만난 난민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취업의 기회, 이동의 자유, 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줘 자력으로 자기 삶을 지탱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나누는 건데, 그걸 다 물질적인 혜택으로 충당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가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우성은 지난달 콜롬비아 보고타의 대중교통 회사 ‘라롤리타’에서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는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 여성 다니엘라와 아드리아나를 만났다. 이들은 유엔난민기구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등의 지원을 받아 운전면허를 취득해 운행 연수를 거쳐 운전기사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정우성은 "지역사회가 조금만 마음을 열어 포용해 준다면 이분들이 경제적 일원으로 (지역사회에) 충분히 기여하며 공존할 수 있다는 걸 봤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소외계층에게 어떤 기회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난민' 의미, 대한민국서 변질돼…부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우성은 "내가 하는 행동이 모두 바람직하거나 정의롭고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난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난민은 아주 긴박한 상황에 처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인데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 단어가 변질되고 있어 속상하다"며 "이 단어에 부정적인 반응을 넣고 이 단어가 내포하고 있지 않은 다른 의미들을 얹어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난민들은 절대 누군가의 동정과 시혜를 바라지 않는다"며 "그저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겐 큰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청소년들에게 난민은 어떤 사람인지 이야기하고 보여줘야 한다면 지금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전쟁이나 지진과 같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우리도 난민이 될 수 있다고 말해줄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며 "난민들은 최소한의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거기에 대해 염치없어한다. 이들은 자기 능력으로 경제활동을 하며 가족을 부양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