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 현대차그룹 부사장. 현대차그룹 제
[파이낸셜뉴스] 김흥수 현대차그룹 부사장이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를 찾아 다수의 부스를 참관했다. 김 부사장은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GSO 담당 선임이다.
8일 오전 서울 강남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4'를 찾은 김 부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 부스를 모두 돌며 설명을 들었다.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고, 이후 질문까지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3사 부스를 모두 돈 김 부사장은 이후 포스코, 고려아연, 에코프로, 성일하이텍, 엘앤에프 부스를 차례로 돌았다. 이들은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및 음극재를 만드는 곳들이다. 성일하이텍 부스에서는 "리튬인산철(LFP)도 하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앞서 에코프로 부스에서는 '클로즈드 루프' 완성 시기가 언제인지 질문했다. 에코프로는 이번 전시회에서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을 주제로 부스를 구성했다. 폐배터리 재활용부터 원료, 전구체, 양극재 등 4개의 존으로 나눠 구성했다. 김 부사장은 한 시간 남짓 부스를 둘러본 후 서둘러 현장을 빠져나갔다.
그가 국내 배터리 업계 부스를 대부분 돌아본 것은 현대차가 현재 배터리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지난 1월 18일 중국 간펑 리튬과 수산화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같은 달 10일에는 중국 성산리튬에너지와 수산화리튬 구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배터리 자체 제작을 위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가진 기업과 손을 잡은 것도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 이알에 지분 투자를 했다. 투자 금액, 세부 계약 조건 등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알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전처리 영역에서 역량을 보유한 회사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분 투자로 이알의 기술 및 설비 사용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됐다.
실제로 현대차는 2020년 남양연구소 산하 배터리 개발 조직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현대차가 배터리 내재화를 준비해왔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1년 초에는 배터리 개발 조직을 통합, '배터리 개발센터'를 출범했다.
현대차는 향후 10년간 배터리 성능 및 기술 개발에 9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부사장이 배터리 부스들을 대거 방문하면서 이들과 추가적인 협업을 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상대적으로 배터리 3사 부스에 오래 머물렀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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