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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은행 ELS 자율배상 논의, 하나 "27일 이사회에서" 국민 "전수조사 후 조속히"

H지수 ELS 자율배상 논의 서두르는 은행들
우리銀, 22일 이사회 자율배상 안건 상정
신한·농협도 이사회 차원에서 논의 예정
SC제일 "경영진 활발히 논의 중"

빨라지는 은행 ELS 자율배상 논의, 하나 "27일 이사회에서" 국민 "전수조사 후 조속히"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관 전경. 사진=국민은행 제공

빨라지는 은행 ELS 자율배상 논의, 하나 "27일 이사회에서" 국민 "전수조사 후 조속히"
하나금융그룹 서울 명동 본관 전경. 사진=하나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은행들의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자율배상 논의가 빨라지고 있다. 하나은행이 오는 27일 임시 이사회에서 ELS 자율배상을 논의하겠다고 공식화하면서 판매금액이 비슷한 은행들에서도 논의를 서두르고 있다. 판매금액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은 "현재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보상 절차를 신속히 논의하겠다고 처음으로 일정을 밝혔다.

하나은행은 이날 언론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오는 27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회 자율배상에 대한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손님 보호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배상비율이나 금액, 배상개시 시점 등은 오는 임시 이사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같은 날 오전 열린 하나은행 이사회에서 자율배상 관련 입장 표명을 서두르는 데 뜻을 모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ELS 판매잔액은 2조1782억원으로 신한은행(2조3701억원), NH농협은행(2조131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판매잔액 2조원대 은행들 중 하나은행이 가장 먼저 자율배상 일정을 공개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1차 입장'을 내놨다. 은행이 ELS 관련 공식적으로 입장을 확인한 건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의 책임분담기준안이 나온 지 9일 만이다.

오는 21일 이사회를 여는 신한은행은 "이사회 사무국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은행 또한 오는 28일 이사회를 앞두고 ELS 자율배상 안건을 상정할지 검토 중이다.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잔액이 약 8조2000억원으로 은행권에서 H지수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국민은행도 처음으로 ELS 배상 관련 입장을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판매된 ELS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보상 관련 절차를 조속히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 1조1600억원을 판매한 SC제일은행에서도 "경영진이 내부적으로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라고 했다. SC제일은행의 이사회·주주총회는 오는 29일로 타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ELS 배상안 관련 질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은행들이 자율배상 일정과 관련해 윤곽을 내놓기는 했지만 배상비율이나 예상 배상금액, 배상개시 시기를 결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아직 평가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금감원 책임분담기준안이 '차등 배상'을 원칙으로 한 만큼 사례별로 배상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들이 대략적인 일정을 발표한 것을 고려할 때 자체적으로 △기본배상비율(손실원금의 20~40% 수준) △최대 배상금액 규모 △배상 시점 및 재무상 반영 방법에 대한 1차 시뮬레이션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금감원 책임분담기준안을 바탕으로 자체 조사·검토와 법률 자문, 이사회 논의 및 의결 등을 거쳐 배상·보상을 시작하게 된다. 은행들 중 판매잔액(413억원)이 가장 작은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이사회에서 최대 100억원의 배상을 골자로 하는 ELS 자율배상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