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강사 김미경 씨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3.22/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제 유튜브 채널은 하나인데 사칭채널은 50개다. 그런데 얼마나 광고를 쏟아 부었는지 이 사칭채널에서 올린 동영상이 2~3일 만에 50만 조회수가 나오더라.”
김미경 강사가 22일 오후 2시 30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사칭범죄의 심각성을 이같이 알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미경 강사를 비롯해 방송인 송은이, 황현희, 존리 '존리의 부자학교' 대표, 한상준 변호사,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참석했다
김미경 강사는 “지난 2월에 이 문제를 해결하느라 엄청 아팠다”며 “매일 아침 출근하면 전 직원이 사칭계정을 검색하고 이걸 유튜브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김미경이 돈에 미쳤나보다, 왜 이런 짓을 하나, 비난한다. 그러다 실제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억장이 무너졌다. 작년 하반기부터 아무리 (사람들에게) 내가 아니고, 가짜라고 얘기해도, 속수무책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개인적 대응에 한계를 느껴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 결성을 제안했다. 많은 분이 공감해줘서 유사모가 만들어졌다. 송은이 씨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려줘서 유재석씨를 포함해 137명이 뜻을 함께하고 서명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평판과 이미지가 자산인 시대에 살고 있다. 개인, 회사, 공공기관,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IT 생태계에서 먹고 살고 정보를 공유하는 지금 시대에 (이러한 사칭 범죄는)새로운 위협이다. 범 제도적인 준비,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 전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인 송은이는 “이렇게 무거운 자리에 서게 될 줄 몰랐다”면서 “(유명인의) 공감을 얻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팬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목소리를 내야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크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진짜가 진짜가 아니라고 얘기해도 아니라는 세상이다. 이런 현실이 더 심화될 것이다. 딥페이크 기술이 범죄에 이용되면 끔찍하고 무섭다는 것을 이 자리를 통해서 생각하길 바란다. 더 큰 피해가 없고, 이러한 범죄에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을 촉구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김미경 강사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그맨 황현희,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미경 강사, 개그우먼 송은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상준 변호사. 2024.3.22 kjhpress@yna.co.kr (끝)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강사 김미경 씨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코미디언 황현희,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강사 김미경, 코미디언 송은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상준 변호사. 2024.3.22/뉴스1 /사진=뉴스1화상
존리 대표도 “남의 명성과 신뢰를 도둑질해서 돈을 버는 게 너무나 쉽게 이뤄지는 세상이 왔다”고 동의했다. 그는 “기술이 발달하기 때문에 점점 더 피해가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 급한 것은, 제발 돈을 보내지 말라. 일단 돈을 보내라고 하면 다 가짜라고 생각해 달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주진형 전 대표는 피싱범죄 광고를 일상적으로 게재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비윤리성을 꼬집었다. 그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해도 개인이 할 일이 별로 없다. 가장 무책임한 곳은 온라인 플랫폼이다. 사칭 광고가 올라오면 즉각 신고한다. 그런데 본인이 신고해도 안 내린다. 그렇게 번 광고료를 토해내지도 않는다. 온라인 매체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생겨났는데, 이 매체의 윤리성은 미흡하고, 거기에 따른 (정부의) 규제도 준비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현희는 “기자회견을 연 취지는 단 하나”라며 “많은 분들이 이런 광고가 사칭이고 사기라는 것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등에서 사람들을 현혹한 뒤 카카오 오픈채팅방이나 네이버 밴드로 사람들을 유인한다. 한번은 나를 사칭한 오픈채팅방에 들어가서 황현희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한상준 변호사는 유명한 사칭 사기 사건의 피해 금액이 일반적인 투자 사기보다 그 피해 규모가 크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통 투자 사기는 피해액이 1억원을 넘지 않는데 유명인 사칭 리딩방 사기 금액은 1억원을 훌쩍 넘기 일쑤고, 30억원에 넘는 경우도 여러 명 봤다. 매일 10억원 넘는 피해자가 2-3명씩 상담하러 온다”고 설명했다.
“유명인 사칭 리딩방, 피싱 사기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피해가 발생하는 근본적 이유가 크게 두 가지다. 대형 플랫폼의 안일한 방치다. 두 번째는 미흡한 법 제도다. 범죄 수익금을 세탁하는 게 용이한 구조다. 온라인 피싱은 지급정지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피해구제 절차가 안 되어 있다”며 플랫폼의 대책 마련과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송인 유재석·송은이부터 가수 백지영·노사연, 배우 김남길·신애라 그리고 권일용 범죄 프로파일러, 존리 대표, 김미경 강사 등 137명의 유명 인사들이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위해 공동 행동에 나섰다.
유사모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피싱범죄용 온라인 광고를 게재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사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도 온라인 사칭 범죄를 일반적인 금융사기가 아닌 보이스피싱 범죄로 규정하고 전담팀을 꾸려 엄중히 수사하고, 강렬히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시민들께는 “유명인 사칭 범죄는 명백한 온라인 피싱 범죄”라며 “간악한 수법에 절대 속지 말고, 위험성과 심각성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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