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가 넘친 영국 한 마을/사진=영국 데일리메일
[파이낸셜뉴스] 영국 최대 상·하수도회사 '템즈워터'가 관리 미숙으로 한 마을 하수구가 4개월 넘게 넘치고 있다. 아이들이 등교하는 길가에 오물, 생리대, 콘돔 등이 널려 있고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3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버크셔주 램번(Lambourn) 주민들은 맨홀에서 넘쳐나온 오수가 마을 전체로 번져나가 고통받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배수구가 넘쳤다고 한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위해 악취가 나는 물을 헤치며 걸어가고, 지나가는 차들은 오물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해당 지역은 뛰어난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다. 영국 드라마 촬영지로 쓰이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의 고통에도 영국 수도회사인 '템즈워터'는 4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사태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영국에 지속한 폭우로 지하수 수위가 높아지면서 하수가 역류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역류된 오수는 정화되지 않은 채로 인근 램번 강으로 흘러들어가면서 환경이 오염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주민들과 정치인들은 오수가 강으로 흘러들어가는데도 방치하는 템즈워터를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한편 템즈워터는 영국 전체 인구 4분의1에 물을 공급하는 영국 최대 수도회사다. 마가릿 대처 총리 시절 민영화했다.
대처 정권의 '작은 정부' 기조에 따라 1989년 76억파운드(약 12조원)에 매각됐다.
템즈워터는 민영화된 이후 주주와 임원 이익만 최우선시하면서 열악한 재정 상태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배당금을 수년간 지급했다. 또 수질개선과 가격 통제 약속도 지키지 않았으며, 하수가 유출돼도 조치하지 않고, 상하수도 투자도 하지 않아 수돗물 누수도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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