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배달원 치여 숨지게 한 20대 여성
법정서 술자리 참석 동기 '황당한 답변'
음주운전 사망 사고를 낸 후 강아지를 안고 있는 가해 운전자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만취상태로 벤츠를 몰다가 사망 사고를 낸 20대 DJ 안모씨 측이 법정에서 술자리 참석 동기에 대해 황당한 핑계를 댔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단독(김지영 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도주치상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여성 DJ 안씨의 변호인은 피해자 측의 책임도 있다고 항변했다.
변호인은 "당시 오토바이 배달원은 편도 2차로 도로의 1차로로 달리고 있었다"라며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는 1차로로 다니지 못하게 돼 있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법을 준수해 2차로로 갔으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안씨가 술자리를 가진 건 "직업이 연예인이라 방송국 사람이 있는 술자리에 오라고 해서 간 것"이라며 피해자 측과 합의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안 씨는 이미 차량을 잘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로, 차선을 따라서 제대로 운행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반박했다.
안씨는 지난 2월 3일 오전 4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술을 마시고 벤츠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 배달원 A씨(54)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사건 당시 안씨는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달렸고,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엔 구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반려견만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돼 공분을 샀다.
안씨는 이에 대해 "강아지가 너무 짖어서 현장이 시끄러우니 안고 있으란 말에 강아지를 안았다"라면서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며 강아지만을 챙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 달 10일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기일을 정하기로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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