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업무로 출근하면서도 투표
"사표라도 의미 있다"는 주민도 나와
현 정권에 대한 평가로 투표 나서기도
4·10 총선 본투표일인 10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주민센터 투표소 앞에서 한 시민이 투표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4·10 총선 본투표일인 10일 낮 12시께 서울 용산구 원효로제1동주민센터 투표소에서 건물 밖까지 투표를 하러 나온 주민이 줄을 서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전 투표로 이미 투표를 마친 주민이 많아서인지 4·10 총선 본투표 날인 10일 서울 각곳의 투표소들은 크게 붐비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으로서 한표를 행사해야겠다는 마음만은 열기가 가득했다. 정권 심판을 위해 투표했다는 주민부터 복지 정책을 보고 투표했다는 장애인까지 투표에 나선 이유는 제각기 달랐다.
뇌병변 장애인도 첫 투표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로 휴일을 즐기러 나온 나들이객들이 붐비는 한편 나이 지긋한 주민들은 이들을 지나쳐 맞은편의 종로1·2·3·4가주민센터 투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투표소는 한산한 편이었으나 이날 투표를 마친 주민들은 "국민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히터 제조업체 대표 김재수씨(61)는 이날도 회사 업무를 보기 위해 출근하면서 투표소에 들러 투표를 마쳤다. 그는 "국민으로서 투표를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국가가 잘 된다"며 "바빠서 사전투표도 못했다. 오늘 투표를 하기 위해 조금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여덕용씨(37) 또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를 했다고 했다. 이씨는 "워낙 물가도 올라서 지금 받고 있는 생계비도 너무 적게 나왔다. 저같은 사람들이 투표해서 정책이 바뀌면 삶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복지정책을 중점적으로 보고 뽑았다"고 전했다.
종로구에서 20년 가까이 살았다는 김동국씨(87)는 종로구민 출신이 더욱 나왔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보면 종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선거에 나와도 비례대표를 못하고 엉뚱한 사람이 되더라"라며 "동네를 빠삭하게 알고 동네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잘 하는 사람 뽑고 싶어"
50대 후반 심재원씨는 "양당이 아니라 다당이 경쟁해야 한다"며 "양당제로는 상대 후보보다 못하지만 않으면 된다는 인식이 있어 쌍방 네거티브로 흐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 한사람보단 나은 사람 뽑기보다 잘 하는 사람을 뽑기로 하고 사표가 되더라도 소신껏 투표했다"며 "내가 표를 준 후보가 한표라도 받았으면 다음 선거 때도 후보로 나올 수 있다. 사표라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낮 12시께 서울 용산구 원효로제1동주민센터 투표소에는 건물밖까지 사람들의 줄이 이어졌다.
이곳에선 20~40대가 많이 보였다. 운동복 차림의 청년들과 슬리퍼를 신은 부부 등이 줄을 섰다. 투표 참관인은 "그래도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때보다는 줄어든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