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도 안 된 쌍둥이 자매를 모텔 침대에 엎어 재워 숨지게 한 20대 어머니가 지난 2월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모텔에서 혼자 낳은 신생아 딸을 객실 2층 창밖으로 던져 살해한 40대 엄마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임신 당시에도 술을 마셔 자연 유산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김정아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41·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을 이수하고 출소 후 10년 동안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 제한도 함께 명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5일 경기 부천 소재의 한 모텔 2층 객실에서 혼자 낳은 딸 B양을 창문을 통해 5m 아래 1층으로 던져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태어난 직후 호흡 곤란을 일으킨 딸을 침대보로 덮어 10분간 방치하다 종이 쇼핑백에 넣어 창문 밖으로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B양은 사건 발생 닷새 만에 인근 주민에게 발견됐으나 간 파열과 복강(복부 내부 공간) 내 출혈 등으로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누군가가 발견하면 데리고 가서 잘 키워줄 거라고 생각했다", "아이 아빠는 누군지 모르겠다"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20여년간 가족과 연락을 끊고 지냈으며, 주거지와 직업이 없어 가끔 돈이 생길 때만 모텔에서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임신 당시 술을 마셔 자연 유산을 시도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범행 당시 피해자 생존을 위한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유일한 보호자였던 피고인에 의해 고통 속에서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4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같은 해 10월 출산할 때까지 입양 등 출산 이후 상황에 대비할 시간이 있었다"며 "임신했을 때도 술을 마셔 자연 유산을 기대하다가 결국 범행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고인이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아무런 준비 없이 임신했고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출산한 뒤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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