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물 '○○과 헤어질 결심'. 사진=오세훈 인스타그램 캡처,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 만들어진 영화 '괴물' 속의 조형물을 철거할 예정인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그 이유를 밝혔다.
오 시장은 25일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 올린 영상에서 "공공미술은 갤러리 안에서 보는 것하고는 성격이 다르다”며 “미술을 아주 깊이 이해하는 분도 지나갈 수 있지만 미술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지나가면서 흘끗 보는 게 공공미술”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곳에 설치하는 미술 작품은 섬뜩하게 무섭거나 두려움을 준다거나 공포스럽다거나 이러면 곤란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동명의) 영화에 나왔던 괴물은 공공미술 기준에는 맞지 않는데 지나치게 오랫동안 설치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그런 관점에서 '한강변'에서는 치워야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 시장은 “영화 감독님이나 그 영화를 좋아했던 분들에게는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며 “그냥 치워서 폐기할 게 아니라 기왕 예산이 들어간 거니까 영화 박물관이라든가 추억하고 싶은 분들이 가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겨 놓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있는 괴물 조형물은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속의 괴물을 표현한 것이다. 2015년 한강에 스토리텔링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만들자는 취지로 탄생했으며, 제작에 1억8000만원이 들었다.
조형물의 크기는 높이 3m, 길이 10m, 무게 5톤 규모다. 시민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을 정도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흉물 취급받으며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서울시는 다음 달 공공미술심의위원회를 열어 괴물 조형물을 비롯해 한강공원에 설치된 조형물 전반에 대한 철거 여부를 심의한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한강공원에는 46개 공공미술 작품이 있다.
시는 공공미술심의위원회와 전문가 자문 등 절차를 밟은 뒤 이르면 상반기 안에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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