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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대표이사 단독'으로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하는 권한'을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사항이었다"고 해명했다.
어도어는 2일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계약해지권한’ 기사 내용에 대한 어도어의 입장문을 통해 "지난 1월 25일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 박지원 대표와의 대면미팅에서 외부용역사 선정과 전속계약을 포함한 중요계약 체결에 관한 사항을 대표이사 권한으로 할 것을 요구했다"며 "이는 지난 뉴진스의 데뷔과정에서 나왔던 불합리한 간섭을 해결하고,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사항이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달 뒤인 "지난 2월 16일,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의 요청사항을 담은 주주간계약 수정본을 하이브에게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니까, 이때 전달한 주주간계약 수정본에 대표이사 단독으로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하는 권한'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일단 이 제안이 무리라고 보고 거절하는 회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가요 기획사 입장에서 소속 가수의 전속계약권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핵심 자산이다. 이 때문에 통상 이사회 동의를 거치도록 한다.
현재 어도어 이사회는 민 대표 측근으로 구성돼 있다. 본인과 측근 신모 부대표·김모 이사까지 3명이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구조 아래에서는 소속가수 전속계약을 희망해도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가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어도어 이사진을 교체해 소속 가수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민 대표의 요구대로 단독 전속계약 해지권을 가지게 된다면 하이브는 소속 가수(뉴진스)의 이탈을 막을 방도가 없어진다. 어도어 소속 가수는 뉴진스 단 한 팀이기에 뉴진스가 계약을 해지하면 회사에는 스태프만 남게 된다.
앞서 민 대표는 지난 연말 하이브와 '풋백옵션 배수 30배'와 '추가된 지분 5%에 대한 풋백옵션 적용' 등으로 줄다리기를 벌인 바 있다.
민 대표가 요구한 30배를 적용하면 풋백옵션 행사가는 기존 1000억원에서 '2400억원+α'로 훌쩍 뛴다는게 그동안 나온 보도다. 게다가 뉴진스의 가파른 성장세로 행사가의 기준이 되는 어도어 영업이익이 상승하면 그가 손에 넣을 수 있는 금액은 더욱 많아질 수 있다. 이에 하이브는 30배 배수 적용은 과도하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도어 빈껍데기 됨, 2025년 1월 2일 폿옵션 행사 엑시트'...카톡 내용
앞서 하이브는 지난 4월 25일, 어도어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어도어 임원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EXIT/어도어는 빈껍데기 됨/재무적 투자자를 구함(민대표님+하이브에서 어도어 사오는 plan)/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등의 내용이었다.
당시 하이브가 한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자산 속 대화록 등에 따르면 어도어 대표이사는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 4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지시에 따라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또한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도 오갔다.
대화록에는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와 같은 실행 계획도 담겼다.
하이브는 감사대상자로부터 "'궁극적으로 하이브를 빠져나간다'는 워딩은 어도어 대표이사가 한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고 하이브는 당시 밝혔다.
어도어, 짜깁기 여론전 반박
어도어는 이날 당시 카톡 내용을 언급하며 "얼마전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라고 ‘주장’하는 부대표의 카톡을 공개했다"며 "해당 카톡은 4월 4일 내용입니다. 하이브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시기도 맞지 않고, 관련도 없는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하이브가 진실을 왜곡하고 짜깁기하여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그리고 이렇게 주주간계약 ‘협상’ 내용을 계속 공개할 예정이라면, 다시 주주간계약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부연했다.
또 하이브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추가 보도자료를 내고 "하이브가 주장하는 경영권 찬탈은 실체가 없는 헛된 주장"이라며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은 경영권 탈취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 하이브와 지속적인 갈등 속에 나온 '상상'"이라고 반박했다.
"그와 관련한 어떠한 구체적인 계획도, 실행도 없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민 대표가 '이건 사담이어야 해'라고 발언했다는 부분도 해당 내용과 전혀 연관이 없는 발언을 짜깁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민 대표는 지난 4월 25일 기자회견에서도 "저는 경영권 찬탈, 이런 것에는 관심 없다. 저는 (경영권 찬탈은) 진짜 모르겠다"며 "뉴진스를 생각해서는 당연히 (뉴진스 멤버들과) 같이 해야죠"라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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