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레알전에서 실수하며 2-2 동점 허용
투헬 감독 "탐욕스럽게 수비" 맹비난
팬들도 김민재 비판 행렬에 참여
김민재 "미안합니다" 한국어로 팬들에게 사과
비난 여론 거세지자 투헬 "김민재 지자" 입장 변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고전했던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 / 사진 = 뉴스1
[파이낸셜뉴스] 병주고 약준다는 말은 딱 이럴때 쓰는 듯 하다.
공개적으로 선수를 맹비난하며 희생양으로 만들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김민재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당장 김민재가 필요하니 달래려는 모양세로 보인다.
한국 축구 수비의 핵 김민재에게 “탐욕스러운 수비를 한다”라며 인터뷰에서 공개 비판했던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토마스 투헬 감독이 갑자기 태도를 180도 바꿔 그를 두둔했다. AP통신의 계열사 APTN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슈투트가르트와 2023-2024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32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3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민재를 언급했다.
김민재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1차전(2-2 무승부)에 모처럼 선발 출전했으나 2번의 실수로 뮌헨이 2실점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투헬 감독은 "축구에는 다양한 스타일이 있다. 김민재는 매우 공격적으로 수비하고, 적극적으로 공을 먼저 빼앗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정의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레알 마드리드와 최고 수준 경기에서 두 차례 대가를 지불했다. 하지만 (김민재가) 왜 그렇게 했는지는 분명하다"며 "이런 실수들은 좋은 충동에서 나온 것이다. 그게 내가 가볍게만(?) 지적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경기) 내용의 관점에서 비판이 있겠지만 계속 그를 지지하는 건 (나한테) 쉬운 결정"이라며 "그냥 김민재를 조금만 제지하면 된다"고 두둔했다.
[레버쿠젠=AP/뉴시스]바이에른 뮌헨 토마스 투헬 감독
투헬 감독의 이 같은 태도는 김민재의 잘못을 매섭게 지적한 레알 마드리드전 기자회견 당시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당시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수비할 때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너무 탐욕스럽다. 공에 대한 압박감이 너무 없다. 너무 쉽게만 생각한다. 그래서는 아무도 그를 도울 수 없다”라고 공개 비판했다.
특히, 인터뷰에서 “너무 탐욕스럽게 수비한다”라는 말을 3번이나 반복 할정도로 김민재를 무승부의 희생양으로 삼았다. 물론, 김민재가 아쉬운 경기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책임을 김민재에게 돌리는 것은 사령탑으로서 무책임한 행보다. 김민재를 기용한 것은 감독 본인이기 때문이다.
이런 투헬의 발언에 팬들도 강하게 김민재를 비판했다. “김민재를 북한으로 보내라”라는 악성 게시물이 등장할 정도였고, 김민재는 공개적으로 "미안합니다"라며 한국어로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힘들어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고전하고 있다. 에릭 다이어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현재는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올 시즌을 앞두고 뮌헨에 입단한 김민재는 전반기에는 팀에 안착하는 듯했으나 후반기 토트넘(잉글랜드)에서 이적해온 에릭 다이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기며 벤치 신세가 됐다.
또 다른 주전 센터백 마테이스 더리흐트의 부상으로 최근 다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으나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린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 현지 매체 등에서 비판이 거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