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원과 추미애(왼쪽) 경기 하남갑 당선인. 출처=뉴스1,민주당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 일부 캡쳐.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우원식 의원을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하자 강성 당원들은 탈당 경고장까지 날리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이 유력했으나, 9표 차로 우 의원에게 지는 결과가 나오면서다. 당선자총회 장내가 잠시 썰렁해질 정도로 예상 밖 결과였다.
발표 직후 추 당선인의 표정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고, 우 의원도 미처 예상치 못했다는 듯 담담한 표정으로 꽃다발을 받아들었다.
17일 민주당 당원 커뮤니티인 ‘블루웨이브’와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에는 국회의장 후보 경선 결과에 불만을 표출하는 게시글과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당원 A씨는 "당원 여론을 무시했으니 이번 지방선거부터 민주당의 대안을 찾겠다"며 "협상 중시하시니 제2의 김진표 의장을 예상해본다. 정말 힘이 빠진다"고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당원 B씨는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서 일하기 위해 뽑은 것"이라며 "추 당선인이 압도적으로 국민의장이 되길 바랐는데 대놓고 무시한 97명이 누군지 (당원들은) 알 권리가 있다"며 명단 공개를 요구했다.
일부 당원들은 민주당 탈당을 인증하며 조국혁신당에 입당하겠다고 했다. 당원 C씨는 ‘권리당원 탈당 인증’이라는 제목의 글에 “앞에서는 민주 국민들 주도하는 척, 대변하는 척 하면서 뒤에서는 자신만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아무런 소신과 철학도 없이 인기에만 영합했던 민주당 의원님들”이라고 비판했다.
C씨는 해당 게시물에 민주당 탈당 신청서를 첨부했는데, 탈당 사유에는 "우원식 당선으로 알았다. 민주당에는 희망이 없다는 걸"이라며 "혹시나 하는 일말의 미련마저 버리련다. 이 나라는 이제 내 알 바 아니다"라고 적혀있다.
댓글에는 “저도 탈당합니다. 조국혁신당에서 보시죠”, “저도 (탈당) 고민 중이네요. 우원식이라니”, “내 표 내놔라! 이 꼴 보려고 참나~ 나도 조국혁신당으로 가련다”, “권리당원 탈당함. 진짜 민주당도 못믿겠다”, “민주사기당, 우원식 사퇴가 답이다. 지방선거는 조국혁신당 찍는다”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다른 당원들도 탈당 신청서를 인증하며 “조국혁신당이 답인가 보다”, “조국혁신당으로 당적 옮긴다”, "탈당하겠다" "23대 총선 경선 때 두고 보자", "당비 환불하라"는 등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우원식 의원의 SNS에도 "민주당은 당원을 무시했다", "협치 타령 하지 말라", "박병석 김진표와 다를 게 없을 것"이라는 등 강성 지지자들의 비판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이와 관련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장 선거 결과로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며 “상처받은 여러분에게 미안하고, 미안하다. 헤어질 결심, 탈당하지 말고 정권 교체의 길에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당선 직후 "여야 간 협의를 중시하지만 민심에 어긋나는 퇴보가 생긴다면 국회법에 따라 처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