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민 대표가 뉴진스 욕한 대화록 '흐리게 처리'해 공개
[서울=뉴시스] 뉴진스 근정전 무대. (사진 = KBS 제공) 2024.05.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하이브의 주장대로 어도어 대표의 성공적인 가스라이팅일까? 아니면 멋진 가수로 키워준 '엄마' 편에 서는 것은 당연한 선택일까? 하이브와 어도어 대표 간 법적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뉴진스 멤버 전원이 법정 대리인을 통해 각자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도어 대표 해임 안 돼" 뉴진스 멤버 전원, 각각 법원에 탄원서 내
다니엘, 민지, 하니, 해인, 혜인 다섯 멤버는 어도어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이 열린 지난 17일 재판부에 탄원서(진정서)를 냈다.
어도어 측은 18일 파이낸셜뉴스에 "뉴진스 멤버들의 법정 대리인이 각각 탄원서를 낸 것으로 안다"며 "(탄원서 내용은 법원에서) 스캔본을 통해 확인 가능한데 주말이라 현재로선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으나 민 대표가 해임돼선 안된다는 게 핵심 내용일 것"으로 봤다.
앞서 어도어 대표는 하이브가 어도어의 경영권 찬탈 의혹을 갖고 감사를 시작한 지난 4월 22일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게 됐다"라고 밝히면서 뉴진스 멤버들이 자신의 편임을 내비쳤다.
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부모가 이번 사태가 세상에 알려지기 전부터 뉴진스와 하이브의 또 다른 걸그룹 아일릿의 콘셉트 유사성에 대해 항의하는 이메일을 어도어 측에 보냈고, 어도어가 이를 하이브 경영진에 보냈다"고 주장해왔다.
17일 어도어 측이 배포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카합20635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하이브 주장에 대한 반박 자료에 따르면 '뉴진스 멤버 어머니들이 어도어 대표에게 설득 당해 하이브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부모님들이 하이브의 만행에 분노하여, 어도어에 항의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민 대표 측은 이날 변론에서 "하이브 측이 주장한 해임 사유를 보면 어도어의 지배구조 변경을 통해 하이브의 중대 이익을 침해할 방안을 강구한다고 하는데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주주간계약에 독소조항이 포함되어 있고 스톡옵션이나 과세 관련해 하이브가 설명한 것과 다른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민 대표 측은 또 하이브가 약속을 어기고 르세라핌을 첫 걸그룹으로 선발했으며, 뉴진스는 성공적인 데뷔 후에도 차별적 대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뉴진스가 성공한 것은 "멤버 노력뿐 아니라 민 대표의 탁월한 프로듀스 감각, 멤버들과 깊은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브 소속 신인 걸그룹 아일릿 데뷔는 뉴진스를 카피하거나 표절한 의혹 문제뿐만 아니라 그동안 산발적으로 존재해 왔던 여러 차별과 문제들에 대한 완결판이었다"고도 했다.
하이브 "어도어 대표, 뉴진스 부모 분쟁의 도구로 활용..뒤에선 뉴진스 비하"
반면 하이브는 17일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 관련 하이브 구술변론 요약’ 자료를 통해 “민 대표는 본인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어도어와 뉴진스에 손해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뉴진스 부모를 분쟁의 도구로 사용했다”며 감사 과정에서 확보한 어도어 대표와 측근 간 대화록(정확히 알 수 없게 흐릿하게 처리)을 근거로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민 대표는 당초부터 ‘뉴진스 엄마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엄마들이 소송을 한다’는 타임라인 아래 분쟁을 준비했다”며 “2024년 4월 3일 뉴진스 부모님들이 어도어에 보낸 항의서 메일이 신호탄이며 해당 메일은 (임직원) 이씨가 대필해 뉴진스 부모님들에게 파일로 건넨 것이며 민 대표는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것처럼 꾸미기 위해 뉴진스 부모들에게 수신인을 ‘어도어’로 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공정위 신고 역시 엄마들이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고 실제 “엄마가 신고하는 거지 자회사(어도어)가 신고하긴 좀 그렇잖아”, “수사를 하던말던 그 사이 밀어내기 이슈는 일파만파 세상이 뒤집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자신이 해임되면 뉴진스 멤버들은 정신적 충격을 입고 컴백 스케줄 소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민 대표는 뉴진스 멤버들을 본인이 없으면 제대로 활동하기 힘든 나약한 존재로 표현하고, 실제로 공연에서도 대본을 벗어나는 발언을 일절하지 못하도록 교육하는 등 뉴진스 멤버들이 자신에게 정신적으로 종속되기를 바라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엄마와 같은 심정”이라고 말하면서도, 실상은 측근들에게 “뉴진스 멤버들을 아티스트로 대우하는 게 힘들다”, “역겹지만 참고 뒷바라지하는 것이 끔찍하다”, “뉴진스 멤버가 아니라 내 덕분에 성공한 것”이라며, 뉴진스 멤버들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수시로 쏟아낸 측근들과의 대화가 다수 존재한다“고 변론했다.
또한 경영권 찬탈 모의 과정에서 (어도어를 빈껍데기로 만들기 위해) 어도어가 뉴진스와 전속계약 해지 시 구체적인 손해액도 계산했다며 "지난 3월 14일 임직원 이씨와 업무논의에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액이 계산되자, ‘뉴진스의 어도어 탈퇴는 우리 쪽에서도 피해가 너무 크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대화록을 근거로 제시했다.
아울러 하이브는 "민 대표는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하이브의 주요 주주인 두나무와 주요 협력사인 네이버의 고위직을 만났다"며 "이들에게 하이브를 비난하며 접근했으나 두 회사 모두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민 대표를 차단하고, 민 대표가 불순한 의도로 접근했다고 하이브 측에 알렸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또 어도어 대표가 모회사 하이브와 맺은 주주간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며 경영권을 사유화하기 위해 작성한 문건을 공개했다.
2024년 4월 7일 작성한 ‘하이브 7대 죄악’이 한 예로, △아일릿 표절 사태(여론전 아티스트+부모님) △ 부당한 주주간 계약 체결 이슈 △ 음반원 밀어내기 △ 뉴진스 데뷔 무살될 뻔-르세라핌 뒤로 연기+데뷔 프로모션 간섭 △ 광고 에이전시 업무 이슈 △불공정대우(PR축소, 의장 인사 안받는 것) △ 편파적인 리뷰 공유(강oo 가스라이팅) 등의 내용이다.
하이브는 “사담 이나 농담 또는 직장인들의 푸념 수준으로 채무자(하이브)를 단순 비난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문건을 작성하여 이 사건 분쟁 및 어도어 사유화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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