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왼쪽 두번째)이 21일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제5차 대한상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아젠다그룹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기준 공개 초안이 발표된 가운데 경제계가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상의회관에서 '제5차 대한상의 ESG 아젠다그룹 회의'를 열고, 국내 ESG 공시제도에 대한 경제계 의견과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ESG 아젠다그룹은 ESG에 대한 경제계 대응역량 강화, 대정부 정책건의, 민관 소통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현재 국내 주요 그룹과 은행 등 19개사가 가입해 있다.
이날 회의에는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강감찬 산업부 국장, 이형희 SK커뮤니케이션 위원장, 김동수 김앤장 ESG경영연구소 소장 등 국내 20대 그룹과 주요 은행 ESG 담당임원 등 20여명이 함께 했다.
김은경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실장은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초안'을 주제로 공시제도 논의를 본격화 해야한다고 발표했다. 김 실장은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공개로 공시 대상 기업, 의무화 시기, Scope 3의 의무화 여부 및 시기, 법정 공시 여부 등 공시제도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됐다"며 "주요국 동향과 국내 상황을 균형감 있게 고려해 논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적극적이고 설득력 있는 의견을 제시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SG 공시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공시규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동수 김앤장 ESG경영연구소 소장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국내외 ESG 규제 동향을 종합해보면 우리나라의 공시규제 시점은 2027∼2028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라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공시규제 시점과 대상을 명확히 제시하고, Scope 3 등 기업들의 준비가 필요한 공시 항목에 대해서는 단계별 확대 로드맵을 제시해 충분한 시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ESG 공시가 의무화되면 협력업체들의 ESG 정보도 취합해야 하는데,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중소·중견기업들을 위한 지원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ESG 공시의무화 도입시 상당한 혼란과 부담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혼란을 줄이기 위해 공시체계 구축 등을 위한 충분한 준비기간이 주어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업이 ESG 공시를 하는데 있어 비용부담, 자회사·협력사의 소극적 협조, 자료의 신뢰성 부족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라며 "협력사 ESG경영 수준 제고, 내부 공시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주어져야 공시의무화로 인한 혼란과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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