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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 현금을 주는 이른바 ‘비혼 축의금’을 도입한 기업이 등장하는 가운데 국책은행 노조에서도 이같은 논의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비혼자에게도 결혼한 직원들에게 준하는 복지가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과, 공적 기관이 출산율 저하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다.
'기타공공기관' 기업은행 노조까지 비혼축하금 논의
23일 금융권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노조는 최근 비혼을 선언한 임직원에게 '비혼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연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의 경우 결혼한 직원에게 유급휴가와 축하금 등을 지급하는데, 일부 조합원이 “결혼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직원도 결혼에 준하는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기타공공기관이다.
실제 사기업 가운데는 비혼 선언자에게 축의금을 지급하는 곳이 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비혼 선언 시 결혼지원금에 준하는 금액(기본급 100%)과 유급휴가 5일이 지급된다. SK증권은 비혼을 선언할 경우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노사합의를 이뤘다. 롯데백화점도 40세 이상 직원이 비혼 선언할 경우 경조금과 유급휴가 5일을 주고 있다.
"직원 간 형평성 고려" vs "저출산 현상 가속화" 갑론을박
다만 여론의 반응은 아직 엇갈린다.
비혼 직원들은 “애초에 결혼 유무에 따라 복지 수준이 갈리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차원에서 비혼 선언 축의금을 적극 환영하는 반면 저출산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국책 기관이 비혼을 장려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혼·출산 장려와 비혼금 등 비혼 지원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비혼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생략된 채로 제도 등이 먼저 도입되면서 갈등이 발생했다”며 “국민뿐 아니라 정치권 등에서도 담론을 형성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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