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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욱 레오 안락사' 수의사 입 열었다…"마약류 쓴 적 없다"

최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해
"향정신성 의약품 자체를 사용한 적 없다"

'강형욱 레오 안락사' 수의사 입 열었다…"마약류 쓴 적 없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파이낸셜뉴스] 반려견 훈련사이자 보듬컴퍼니 대표인 강형욱씨의 반려견을 출장 안락사해 고발당한 수의사가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 자체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2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수의사 A씨는 “오랜 기간 임상을 하면서 프로포폴로 마취하고 안락사를 진행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프로포폴이 아닌 알팍산과 자일라진으로 마취했기 때문에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 보고 대상도 아니라고 말했다.

앞서 강씨가 자신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반려견 레오를 동물병원이 아닌 자신의 회사에서 안락사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수의사인 김두현 동편동물병원 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경찰서를 찾아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대한수의사회 가이드라인은 원칙적으로 강아지,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 진료는 동물병원 내에서 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이는 권고사항일 뿐 출장 진료나 동물병원 밖 의약품 반출이 불법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마약류관리법상 관련 약품을 동물병원 밖으로 반출하는 행위가 불법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A씨는 “레오는 욕창도 없고 관리가 잘 된 편이었지만 오랜 질병으로 쇠약해져 무척 말라 있었다”며 “보호자와 여러 번 깊은 논의 끝에 차가운 병원이 아닌 아이(레오)가 생활하던 공간에서 알팍산과 자일라진의 합제를 이용해 깊은 잠으로 유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긴 병 중이었던 레오는 마취 유도만으로도 휴대용 모니터 속의 박동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었다”며 “이후 전문적인 안락사 약물인 T61은 레오의 오랜 병고를 체인스톡(임종 호흡)도 없이 편히 멈추게 해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아직 우리나라는 안락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며 “때론 병사할 때까지 힘겹고 긴 고통을 지켜보는 것이 오히려 가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안락사는 수의사의 고귀한 임무”라고 했다.

또 “강 훈련사는 ‘어린 레오를 처음 봐주셨으니 마지막도 원장님께 부탁드리고 싶다’고 했다”면서 “강 훈련사를 오래 봐왔고 그의 반려견들을 진료했지만 그분의 인지도로 저를 홍보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A씨는 “고발됐으니 조사는 받게 되겠지만 의미 없는 감정 소모가 안타까울 뿐”이라며 “모든 이들이 분노를 잠재우고 평온을 되찾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