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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2조 銀 해외부동산투자, 이달 금투협 수준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나온다

은행연합회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마련
이달 銀 리스크관리 점검 회의 개최...모범규준 발표
제각각 銀 리스크관리 체계 보완
금투협회 모범규준과 내용 유사
현지실사 의무화+지역별 투자한도 설정+성과보수체계 개편

[단독]12조 銀 해외부동산투자, 이달 금투협 수준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나온다
공실을 알리는 미국 뉴욕의 한 업무용 빌딩. 사진=EPA·연합뉴스

[단독]12조 銀 해외부동산투자, 이달 금투협 수준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나온다
4대 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뉴스1
[단독]12조 銀 해외부동산투자, 이달 금투협 수준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나온다
자료=금융감독원
[파이낸셜뉴스]최근 해외 상업용부동산 투자 손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감독당국과 해외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해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은행이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자율규제로, 현지 실사 등을 의무화한 증권사 모범규준과 유사한 내용이다. 그동안 제각각으로 운영됐던 은행의 리스크관리 체계가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銀-금감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마무리 단계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과 금융감독원은 은행연합회 회원사들이 지켜야 하는 '해외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초안을 마무리하고 점검 중에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이슈가 많이 생기다 보니 리스크관리를 강화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라며 "규준 마련을 위한 작업반을 운영한 지 꽤 됐고,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이번에 나오는 자율규제는 은행연합회 모범규준으로, 금융투자협회 해외대체투자 리스크관리 자율규제와 비슷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3월 시행된 금투협회 모범규준은 크게 △대체투자 조직 및 내부 규정 △투자한도 설정·관리 △투자심사·승인 △현지 실사 및 외부검토 △사후관리 △성과보수체계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규준은 특정한 자산·지역으로의 쏠림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산·지역·거래상대방별 투자한도를 설정·준수하고, 대체투자에 대한 의사결정기구의 승인을 의무화했다. 국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시 현지실사와 외부전문가의 감정평가 및 법률자문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있다.

아울러 △거래별 리스크 속성과 수준이 반영될 수 있는 성과보수체계 마련 △대체투자 주요 변수 변화가 금융회사 건전성·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주기적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거래상대방·거래구조·리스크·사업성 분석 및 투자회수계획·현지실사 결과 등 점검항목 마련 등의 사후관리 절차도 명시돼 있다.

다음주 은행들은 대체투자 조직 및 리스크관리 체계와 관련해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금감원 회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리스크관리 및 기업금융 관련 은행 실무진이 참석해 영업부서와 심사·리스크관리부서가 분리 운영되고 있는지, 대체투자 기준에 대한 내부규정을 마련하고 있는지 등의 현황을 공유하는 자리다.

■美 상업용부동산 침체...공통기준으로 리스크관리↑

은행과 감독당국이 이번에 해외대체투자 모범규준을 마련한 것은 공통적인 기준을 마련해 전반적인 리스크관리 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어서다.

특히 은행이 증권사가 재매각(셀다운)한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현지 실사를 가지 않거나, 물건별로 서로 다른 거래구조와 복잡한 수익조건 등에 따른 리스크를 살피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별 은행마다 자체적인 내부규정이 있기 때문에 공통의 모범규준을 만들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면서 "다른 업권에 비해 은행의 투자 부실률도 낮고 리스크관리가 잘 됐는데, 최근 공통기준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해외부동산 대체투자잔액은 11조6000억원으로 전체 금융권 대체투자잔액의 20%를 차지했다.

금융권 해외부동산 투자의 80%가 북미지역(34조8000억원), 유럽(11조5000억원)에 쏠려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상업용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리스크가 대두됐다. 코로나19 이후 재택 근무가 확산되면서 미국, 유럽의 상업용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여기에 투자한 일부 금융사들의 손실도 불가피해졌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