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남자 축구 대표팀의 골키퍼 하산 서니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고 있다. 사진=글로벌타임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중국 축구팬들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 출전했던 싱가포르팀 골키퍼가 운영하는 식당에 몰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팀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이 결과적으로 중국의 3차 예선 진출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1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태국 매체 시암스포츠 등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팀 골키퍼 하산 서니는 싱가포르에서 코코넛밀크 요리를 파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노점에 가까운 작은 식당이지만 최근 '대박'이 터졌다. 중국 팀 3차 예선 진출의 최대 공헌자인 싱가포르 골키퍼가 운영하는 식당이라는 소문을 들고 중국인 손님들이 매일 줄을 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 축구팬들은 SNS로 이 상점 사진과 주소를 공유하며 별 5개짜리 리뷰를 쏟아냈다. 또한 이 가게를 이용한 중국인들은 영수증을 찍어 인증샷을 온라인에 공유하고 "중국 축구의 영웅은 당신이다" "당신의 선방이 중국 축구를 구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시암스포츠는 "싱가포르에 사는 많은 중국인들이 일제히 서니의 식당으로 달려갔으며, 식당 직원들에게 감사 표시를 했다. 지금 이 식당은 중국인들로 발 디딜 틈도 없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최종전에서 한국과 0:1로 패배해 3차 예선 진출에 실패할 위기에 놓였다.
같은 시간대 치러진 태국(조 3위)과 싱가포르(조 4위) 경기에서 싱가포르가 3골 차 이상으로 태국에 질 경우 중국의 3차 예선 진출은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이미 3차 예선 진출이 좌절된 싱가포르와 한 수 위인 태국 간 경기인 탓에, 태국의 3골 차 이상 압승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태국의 수파난 부리랏(가운데)이 11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 6차전 싱가포르와 경기 중 공을 차고 있다. 태국이 3-1로 승리했으나 상대 전적에서 중국에 뒤져 한국에 0-1로 패한 중국이 조 2위를 기록하며 가까스로 3차 예선에 진출했다. AP뉴시스
하지만 태국은 싱가포르의 '투혼 수비'에 막혀 결국 3-1 승리에 그쳤다.
태국 선수들은 압도적 경기력으로 이날 경기 내내 싱가포르의 골문을 쉴 새 없이 두드렸지만, 번번이 서니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서니는 이날 무려 13개에 달하는 태국의 유효 슈팅을 막아내며 3골만 내줬고, 이 덕에 역대 전적에서 태국에 앞선 중국은 3차 예선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글로벌타임스는 주중국 싱가포르 대사관과 싱가포르 관광청 SNS에도 "싱가포르의 경기력에 감사한다", "멋진 골키퍼를 가진 싱가포르가 부럽다"는 중국인의 감사 인사가 넘쳐났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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