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알쓸범잡2’ 캡처)
20여년 전 경남 밀양시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 담당 경찰 A씨. 사진=SBS 보도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20년 전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가해자들에 이어 담당 경찰의 신상이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다.
13일 유튜브에는 전 울산 남부경찰서 강력1팀장 A씨의 신상을 공개하는 내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A씨 실명과 얼굴, 근황 등이 고스란히 공개됐다. A씨는 울산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을 거쳐 지능범죄수사대장을 마지막으로 2016년 정년퇴직을 해 경찰을 떠났다.
이후 그는 프로 킥복싱 단체를 설립하고 유튜브 채널 등 온라인 플랫폼 계정을 만들어 운영해 왔으나 최근 논란을 의식한 듯 채널에 올린 게시물들을 모두 삭제했다.
당시 성폭행 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서혜진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신분을 보호해달라'는 피해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사건 경위와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했다.
또 피해자가 조사받을 때도 44명의 가해자를 한 공간에 세워두고 지목하게 했으며, 대면 조사에서도 여경 대신 남성 경찰관이 들어오기도 했다. 심문을 맡은 남성 경찰관은 "네가 먼저 꼬리친 것 아니냐", "네가 밀양 물을 다 흐려 놓았다", "가해자들은 미래에 밀양을 이끌어 갈 사람" 등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에 신상이 공개된 A씨가 해당 발언을 한 경찰관과 동일인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피해자 측은 '경찰이 법을 어겼다'는 취지로 국가 배상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피해자 측 주장을 인정했다. 이후 경찰서장이 사과했고 경찰관 8명이 징계를 받았으나 1년 후 복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1986~1988년생 남학생 44명이 여중생 1명을 1년 동안 집단 성폭행한 일이다.
당시 가해자들은 범행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신고하면 유포하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하기까지 했다.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10명만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기소된 이들도 결국 소년부로 송치돼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쳐 44명 중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사건은 마무리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