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빼달라" 해서 확실히 빼줬는데 당근을 빌미로 환불을 요청 받았다는 식당업주가 주문내역을 캡처해서 올렸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파이낸셜뉴스] 음식에 들어가지도 않은 당근이 상했다며 전액 환불을 요청한 고객에 업주가 한숨을 내쉬었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역대급 배달 거지와 나몰라라식 배달 앱 환불'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배달 앱측 "우리는 중개할뿐" 환불 조치
닭볶음탕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5일 오후 11시30분쯤 배달 주문을 받고 음식을 보냈는데, 약 1시간 뒤 배달 앱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라며 "고객이 '음식 속 당근이 상해서 못 먹겠다'며 주문취소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A씨가 자세히 물으니 배달 앱 측은 "당근 빼고는 다 괜찮다고 한다"고 했고, 이에 A씨는 "당근은 상하면 물러지기 때문에 조리 전에 무조건 알 수밖에 없다, 상했다는 건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배달 앱 측은 그냥 주문을 취소해 버렸고, A씨는 상했다는 음식의 사진을 요청했으나 그마저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더 기가 막힌 일은 A씨가 전화를 끊고 B씨의 주문 사항을 다시 확인해 보니, 배달 요청 사항에 "당근을 빼달라"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이를 보고 해당 음식에 당근을 아예 넣지 않고 요리한 걸 기억해 낸 A씨는 다시 배달 앱 측에 전화해 "당근을 넣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배달 앱 측은 "억울한 부분이 있겠지만 우리는 중개를 하는 곳이므로 고객의 입장을 들어줘야 한다. 앞으로는 그 고객에 대해 예의주시하겠다"는 말만 들었다고 한다.
억울한 식당업주 "이게 맞나,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A씨는 이어 "(배달 앱 측에) 고객과 통화를 하고 싶다고 요청했으나 전화도 안 받는다고 한다"라며 "도깨비 장난질도 아니고, 음식에 들어있지 않은 재료가 상했다고 이걸 주문 취소 해주는 게 맞는 거냐. 열받아서 잠도 못 잤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비슷한 수법을 자주 써먹어 헤깔린 것 같다", "통화내역 가지고 경찰에 사기로 신고해라", "배달 앱 대응이 더 문제 아니냐"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한편 배달앱 시장 경쟁이 과열되자 한 배달앱 측은 고객이 '불만족스러운 음식 상태' '요청 사항 미반영' 등을 이유로 환불을 요구할 시 전액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블랙컨슈머들은 이같은 환불 정책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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