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찰의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 기한이 안보사건에 한해 6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됐다. 통상 오랜 기간이 걸리는 안보사건 수사의 특수성을 고려한 조치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안보사건의 내사 일몰제 기한을 착수 후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도록 개정한 '입건 전 조사 사건 처리에 관한 규칙'(경찰청 훈령)이 최근 시행됐다.
구체적으로 규칙 제9조(불입건 결정 지휘)에 '정보 및 보안 업무기획·조정 규정 제2조제5호 본문의 죄와 관련된 사건은 12개월 이내에 수사 절차로 전환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불입건 결정 지휘를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해당 사건은 군형법, 군사기밀보호법,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정보사범 등에 관한 조사를 의미한다.
내사 일몰제는 불필요한 장기 수사로 사건 관계인이 피해를 보는 사례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지난 2018년 도입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기본적으로 내사에 착수한 후 6개월 이내에 수사 절차로 전환하지 않은 사건을 종결(불입건 결정 지휘)해야 한다. 다만 다수의 관계인 조사, 관련자료 추가 확보·분석, 외부 전문기관 감정 등 계속 조사가 필요한 사유가 소명된 경우에는 6개월의 범위에서 내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올해부터 경찰이 대공 수사를 전담하게 된 것도 규칙 개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안보수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내사 기간이 짧으면 현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경찰 안팎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사 연장 주기는 일반 사건과 마찬가지로 기존과 같은 6개월로 뒀다.
경찰위원회에서는 규칙 개정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려면 안보사건에 한해 일몰 기간 연장 주기도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됐다. 그러나 경찰청은 "현 단계에서는 안보 사건의 경우도 내사 일몰제 도입 취지에 맞는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12개월이 지난 이후부터는 6개월 단위마다 사건을 계속 점검하고 챙겨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개정 규칙은 경찰이 진정인 등에게 내사 진행 상황을 최초 통지하는 시점을 '조사 착수일로부터 3개월이 지난 날'로 규정했다. 기존의 '조사 착수일로부터 1개월이 지난 날'에서 수정된 것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면서도 수사 업무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경찰청은 설명했다.
첫 통지 이후에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매 1개월이 지난 날 조사 진행 상황을 알린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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