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DB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13세 중학생과 성관계 후 처벌을 피하려 피해자와 그 부모를 협박한 대학생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 전경호)는 지난 24일 미성년자의제강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26)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어 5년간 정보통신망 이용 정보공개,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각 7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6년 등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SNS를 통해 알게 된 B(당시 13세)양과 아파트 옥상에서 성관계하고 엘리베이터에서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미성년자와 성관계한 사실로 처벌받을 경우를 대비해 B양에게 자신이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게 하고 이를 녹음했다. 녹음에는 B양이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며 자신을 성인이라고 소개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피해 사실을 알고 자신을 찾아온 B양 부모에게도 해당 녹음을 들려주며 피해자 역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당시 A씨는 동종범죄로 수사를 받는 중이었다.
A씨는 법정에서 "B양이 미성년자인지 몰랐고 성관계나 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해자 진술 등을 고려해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장은 "범행 전후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이 아파트 CC(폐쇄회로)TV에 녹화된 영상 내용과 일치한다"며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 모습과 진술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소위 명문대생으로 인정을 받는 만큼 높은 사회적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갖춰야 하지만 피해자로 하여금 나이를 속인 것처럼 연기하게 하는 등 교활함을 보였고, 잘못을 추궁하는 피해자 부모에게 오히려 형사처벌 가능성을 언급하며 뻔뻔함과 가증스러움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범임을 감안해도 그동안 갈고닦은 지력을 공공선에 쓰려는 기대를 저버리고 해악을 끼친 만큼 죄책에 상응하는 보다 엄중한 처벌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판결이 선고되자 "진짜 아니에요"라는 말을 반복하다 쓰러지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