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 도로서 역주행해 인도로 돌진
목격자 "급발진 전혀 아니었다"
"바로 차 지나가…나도 죽을뻔"
2일 오전 00시 14분께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사상자 13명이 발생했다. 사진은 해당 차량이 돌진하면서 인도 보호난간을 들이받아 찌그러진 모습. 인근 가게 또한 전면 유리가 깨졌다. /사진=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쇠로 만들어진 인도의 보호난간이 찌그러져 휑했다. 인근 가게의 전면 유리벽은 완전히 깨져 바닥에 유리 파편이 떨어져 있었다. 지난 1일 오후 10시 30분께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대형 교통사고가 벌어진 현장은 처참한 사고의 여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께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면서 사상자가 13명 발생했다.
해당 차량은 시청역 인근 호텔을 빠져나와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해 2대의 차량을 들이받은 뒤 인도로 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정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잇달아 들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60대 남성 운전자 A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A씨는 급발진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음주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귀가하던 길에 사고를 목격한 40대 박모씨는 "악 소리밖에 안 났다"며 "옆에는 다 피를 흘리고 비명조차도 못 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냥 쓰러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급발진은 전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급발진은 전혀 아니다"라며 "급발진할 때는 발진이 끝날 때까지 박았어야 하는데 그 자리에서 딱 멈췄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목격자 50대 이모씨는 "길을 건너고 있었는데 바로 앞에서 건너자마자 차가 지나갔다. 저기서부터 '콰콰콰쾅' 다 치고 가더라. 죽을 뻔 했다"며 숨을 골랐다.
경찰은 사상자를 모두 현장에서 수습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운전자 A씨와 동승자 60대 여성도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사고 경위와 원인에 대해 운전자 진술과 폐쇄회로(CC)TV, 블랙박스 등을 통해 조사 중"이라며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운전자가 부상을 입은 탓에 아직 경찰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한편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즉시 현장에 출동해 지난 1일 오후 9시 33분께 현장에 도착, 오후 9시 37분께 대응 1단계를 선언했다. 이어 오후 9시 45분엔 임시응급의료소를 설치해 현장 대응에 나섰다. 대응1단계는 이날 0시 7분께로 해제됐다.
출동한 소방력은 구급차 등 37대, 인원 473명, 구급차 20대 등이다.
아울러 최초 사망자 6명의 경우 지문 조회 이후 영등포병원장례식장으로 이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부상자 등은 국립중앙의료원과 강북삼성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순천향대병원, 고대안암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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