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 유치원 교사가 원아의 ‘벌레 물림’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며 학부모로부터 ‘아동 학대’로 신고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자신을 3년차 유치원 교사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최근 한 아이가 집에서 얼굴이 벌레에 물려 딱지가 생길 것 같은 상태로 등원했다"라며 "세균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 아이 손을 씻겼다. 등원 당시 해당 아이 어머니는 따로 아이 얼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원아를 데리러 온 어머니는 A씨에게 “우리 애 진드기 물린 자국 신경 안 쓰셨냐”고 물었고, A씨는 “등원 시 확인했으며 아이의 손을 씻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아의 어머니는 원장을 불러 “A씨 교사 박탈시켜야 한다. CCTV 확인해라. 우리 애 신경 안 쓴 것 같은데 신경 안 쓰는 모습 보이면 학대로 신고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A씨는 사과와 함께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나누자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회 초년생이라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울 것 같았는데 꾹 참았다”면서 “원장님께서 사과를 하고 상황은 넘겼지만, 그 어머님은 나 때문에 아이가 유치원을 그만두도록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아이의 부모가 나에게 진드기 물린 자국에 대해 특별히 신경써달라는 요청도 없었다”면서도 “원에서는 이런 일이 일상이라고 하고, 교사인 내 과실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 글과 같이 비슷한 사례를 겪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나도 원아가 모기에 물린 것으로 학부모로부터 장문의 카카오톡 메시지와 전화를 받았다”면서 “퇴근 전에 찍은 아이의 사진에서는 자국이 없었으며, 주말 사이에 물린 것 같다고 설명하자 학부모가 말을 흐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나도 모기 물림 때문에 전화로 욕 들어봤다”며 “진짜 뭐라고 해야 할 지 머리가 안 돌아간다. 현실적으로 그걸 어떻게 하나”라며 공감했다.
한편, 작년 7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이 발표한 교권침해 접수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는 총 1만 1628건이 접수됐다. 학부모의 교권침해 유형은 아동학대 신고·협박이나 악성민원 사례가 6720건(57.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언·욕설이 1346건(16.1%)을 차지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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