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관광객을 향해 물총을 쏘는 시위대. /사진=텔레그래프 유튜브 캡처
[파이낸셜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민들이 관광객들에게 물총으로 물을 뿌리는 시위를 벌였다.
8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 곳곳에서 150개 단체 3000여명의 사람이 모여 관광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유명 식당에 자리 잡은 관광객들에게 물총으로 물을 뿌리면서 "관광객들은 꺼지라(Tourists go home)"고 외치는 등 직접적인 항의 표시를 했다.
영상에는 식당에 앉아 주문하려던 이들이 물총을 맞고 당황스러워하면서 자리를 뜨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가두행진을 진행하면서 관광객이 많이 몰린 식당 테라스에 사람들이 더 이상 못 앉도록 공사장에서 출입 금지 구역을 표시할 때 사용하는 테이프를 파라솔에 빙 둘러 붙이기도 했다. 식당 직원들도 당황하는 표정이지만 이들을 막거나 항의하는 이들은 없다.
바르셀로나 뿐 아니라 스페인 내 유명 휴양지로 이름난 마요르카 섬, 말라가 등에서도 관광객들에 대한 반대 시위가 있었다.
이들은 '여행 때문에 도시가 죽어가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판매용이 아니다', '관광객들은 집에 가라' 등의 팻말을 손수 적어 나와 흔들었다.
매체는 "관광객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대거 몰리자 이로 인한 환경 오염, 물 부족, 의료 시스템 과부화 등이 시위대의 불만 사항"이라면서 "바르셀로나의 경우 기존 주택들이 관광을 위해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숙소로 바뀌다 보니 임대료가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는 코로나19 이후 여행객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넘쳐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만 매년 2300만명 이상 관광객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광객을 겨냥한 단기 임대용 숙소들이 많아지면서 정작 주민들이 살 주거용 부동산들은 사라지고, 10년 동안 바르셀로나 주택 임대료는 68% 치솟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바르셀로나 시의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 4유로(약 5900원)에 달하는 도시세를 추가하고 오는 2028년 하반기까지 에어비앤비와 같은 주거 시설에 대한 단기 임대를 금지하기로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