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급 고위임원, 세미콘 타이완 2024 최초 참석
2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에서 메모리사업부 이정배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10.21/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담당 수장이 오는 9월 나란히 '세미콘 타이완 2024'에 출격한다. 양사 사장급의 세미콘 타이완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 모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AI 반도체 칩 고객사 확보 및 차세대 기술 홍보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23일 업계와 대만 현지매체에 따르면 이정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오는 9월 4일부터 사흘간 대만 타이베이 소재 타이베이 난강전시장에 개최하는 반도체 포럼인 '세미콘 타이완 2024'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세미콘 타이완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최하는 대규모 포럼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반도체 장비와 기술 등을 소개한다. 이 행사에는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TSMC를 비롯해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 도쿄일렉트론,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글로벌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AI 기업 1000여개가 참가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린준청 어드밴스드패키징(AVP)팀 개발실 부사장과 이제석 시스템LSI센서사업팀 부사장 등 비메모리 분야 임원들이 해당 세션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행사의 중요성을 감안해 메모리사업부장이 참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업부장은 기조연설에서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삼성정자 강점을 강조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6세대 HBM인 HBM4를 개발과 생산까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과 고객 맞춤형 전략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할 예정이다. TSMC가 HBM4부터 패키징 등 일부 공정을 담당하는 SK하이닉스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Infra 사장. SK하이닉스 제공.
TSMC와 'AI 동맹'을 맺은 SK하이닉스는 일찌감치 2024년 신설 조직인 AI Infra 조직을 담당하는 김주선 사장의 기조연설을 확정했다. 김 사장은 'AI 메모리 기술의 가능성을 펼친다'라는 주제로 압도적인 HBM 기술력을 알릴 예정이다. 김 사장은 기조연설 이후 TSMC 경영진들과 차세대 HBM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이 밖에 주요 AI 기업 CEO들과 좌담회도 갖는다.
한편, 차오스룬 SEMI 대만지구 총재는 양사 수장의 참석을 확인하면서 "과거 대만과 한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적이었다"면서 "TSMC와 삼성의 파운드리 경쟁이 치열해, 삼성과 SK하이닉스는 그간 대만에서 개최되는 반도체 전시회에 고위직을 파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양사 사장의 방문을 두고 "(AI 반도체 시대 주도권을 잡은) 대만의 반도체 산업 교류 협력에 큰 의의가 있다"고 차오 총재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HBM이 메모리 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HBM 기술력에 대한 홍보와 생태계 확장에 양사가 치열한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면서 "삼성과 SK의 HBM 기술 주도권 경쟁이 대만을 넘어 전세계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