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주총 개최, 기업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 확정
경기 성남 엔씨소프트 R&D센터에 위치한 주주총회장. 사진=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실적 부진에 빠진 엔씨소프트(엔씨)가 본사 고정비를 낮추고, 인력 효율화를 위해 분사를 확정했다. 분사한 신설 법인은 기업간거래(B2B) 중심 전문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엔씨는 경기 성남 엔씨 판교 R&D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기업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엔씨는 지난 6월 24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2개의 신설회사 설립을 결정했다.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의결사항인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신설회사는 엔씨큐에이, 엔씨아이디에스 등 2개의 비상장법인이다. 10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한다. 엔씨큐에이는 품질 보증(QA) 서비스 사업 부문 전문 기업이다. 엔씨아이디에스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 부문 전문 기업이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신설법인들에겐 추가 사업 기회 발굴 기회와 보다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가 갖춰지리라 기대한다"며 "두 회사는 B2B 중심의 전문 법인으로 거듭나 궁극적으로 엔씨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분사를 포함해 연말까지 본사 인원이 4000명대 중반으로 줄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이런 효율화 작업은 계속해서 지속돼 2025년도에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한 엔씨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본사 집중도 낮추기 및 고강도의 비용 효율화 작업이 진행되며 내부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송가람 엔씨 노동조합 지회장은 이날 주주총회 후 질의응답에서 '개발 조직 분사 대신 지원 조직이 먼저 나가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회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엔씨는 동종 타사에 비해 중앙 집중도가 굉장히 높은데, 다른 기업들의 경우 QA나 소프트웨어 부문은 분사가 돼 있다"며 "그 외의 분사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는 전반적으로 개발의 효율성을 좀 더 제고하기 위해 여러가지 개편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영진과 임원들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엔씨는 올해 초 임원 규모를 20% 가량 감축한 바 있다. 박 대표는 "내년 공시를 보면 임원들의 인센티브나 연봉들이 굉장히 많이 깎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제시됐다. 박 대표는 "내년까지는 누가 보더라도 '이 회사는 향후 10년 이상 지속 성장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 마련하기 위한 경영 효율화 작업을 하겠다"며 "이미 5~7월까지 100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 10% 가까이 보유 중이다. 10%를 초과하게 되면 소각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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