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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SEC에 승소한 리플,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장 [KBW 2024]

자체 스테이블코인 ‘리플USD(RLUSD)’ 정식 출시

미국 현지 IPO 가능성 낮아..규제 불확실성 해소 강조

미 SEC에 승소한 리플,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장 [KBW 2024]
리플(Ripple)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갈링하우스(오른쪽)가 4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메인 컨퍼런스 '임팩트(KBW 2024: IMPACT)'에서 사회자와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사업을 키우고 싶다면 싱가포르, 스위스, 영국, 일본처럼 관련 규제가 명확한 곳으로 가야 한다. 규제 불확실성이 높으면 기존 금융기관과 가상자산 업계가 시너지를 낼 수 없다.”

가상자산 솔루션 기업 리플(Ripple)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4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메인 컨퍼런스 ‘임팩트(KBW 2024: IMPACT)’ 대담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탄탄한 정책을 설계하는 대신 막강한 예산 및 권력으로 소송만 일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게리 겐슬러 의장이 있는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SEC는 크립토에 대한 적대감이 큰 상황인 만큼 IPO 시점 및 상장 국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크립토 투자자 보호-산업 정책 명확해야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 7위인 ‘리플(XRP)’의 발행사 리플은 최근 4년간 이어져온 SEC와의 소송에서 이겼다. SEC는 그동안 리플 판매 행위 등이 증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법원은 ‘증권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갈링하우스 CEO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알 수 없지만 SEC 리더십은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며 “가상자산 친화 여부 등 당파적 이슈를 떠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기술 및 비즈니스 발전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플의 해외오피스 중 싱가포르 오피스 규모가 제일 큰 이유도 규제가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규제가 모호하면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진입에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갈링하우스 CEO는 “금융기관을 위한 가상자산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파트너인 은행 등 금융사는 제도가 불확실한 시장에는 뛰어들지 않는다”면서 “규칙을 따르고 싶어도 규칙이 명확하지 않아서 따를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리플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역시 현 제도권에서 보안, 컴플라이언스, 운영 효율성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며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올 하반기 스테이블코인 리플USD 공개
리플은 SEC와 법적 공방이 일단락된 만큼 신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올 하반기 정식으로 공개되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리플USD(RLUSD)’가 대표적이다. 갈링하우스 CEO는 “이르면 몇 주 이내로 리플USD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리플의 결제, 커스터디, 스테이블코인 솔루션은 전 세계 규제 당국 및 정책 입안자들로부터 검증된 실적을 바탕으로 은행 등 정통 금융권과 협업을 통해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리플은 지난달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XRP레저(XRPL)와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리플USD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리플USD는 다른 미국 달러(USD) 가치와 1:1로 연동된다. 또 발행량의 100%가 미 달러 예금 및 단기 국채에 의해 담보가 이뤄진다.

한편 갈링하우스 CEO는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견해도 내놨다. 앞서 리플은 한국·일본 시장에서 XRP레저 기반을 확장하기 위한 ‘XRPL 일본 및 한국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또 자체 블록체인 학술 연구 이니셔티브 프로그램(UBRI) 관련 최근 연세대학교와 협약을 체결했다. UBRI 보조금은 연세대의 해커톤 활성화와 XRP레저(XRPL) 밸리데이터(검증자) 출범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는 “아태지역에서 한국은 기술을 선도하는 웹3 리더”라며 “서울에서 해커톤을 개최한 것도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협력하기 위해서다”라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박지연 노유정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