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가 관중석의 팬들을 향해 야유 자제를 요청하는 모습. 출처=유튜브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팔레스타인 대표팀의 경기가 진행된 5일 김민재가 야유를 보낸 일부 팬들과 대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23위)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96위)과 0대 0으로 비겼다.
이 경기는 홍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이기도 했다. 이날 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는 경기장에 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진놀이 몽규, 협회는 삼류’ ‘한국축구의 암흑시대’ ‘피노키홍’ ‘축협 느그들 참 싫다’ 등이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선수단 소개 때 장내 아나운서가 홍 감독의 이름을 부르자, 6만여 관중이 일제히 야유를 쏟아냈다. 경기 도중에도 전광판에 홍 감독의 얼굴이 비칠 때마다 "나가라" "아웃" 등의 야유가 터져 나왔고, 90분 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린 뒤에도 팬들은 야유를 이어갔다.
김민재는 경기 후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고 관중석으로 향했다. 당시 현장을 찍은 영상을 보면 김민재가 팬들이 있는 관중석으로 다가가자 팬들은 김민재를 향해 박수를 쳤다. 그러나 김민재가 굳은 표정으로 양손을 들어 자제해달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고 허리에 손을 올리더니 가까이 있는 팬에게 무언가 말을 건넸다. 이후 김민재는 뒤를 돌아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걸어가다가 다시 관중석 팬들 쪽을 쳐다보며 고개를 젓기도 했다.
이 영상을 올린 팬은 “‘(김민재가) 선수들만 응원해 주세요. 부탁한다’고 두 번이나 요청한 후 자리를 떴다”라며 “경기 중에 간간히 나왔던 협회를 향한 비난을 자제해달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민재는 공동 취재구역에서 기자들을 만나 ‘경기 후 팬들과 어떤 얘기를 했나’라는 질문에 “우리가 못하길 바라며 응원해주시는 부분이 아쉬워서 그런 말씀을 드린 것이지 전혀 공격적으로 말씀드린 게 아니다”라며 "경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그런 게(야유) 들리니까, 그게 아쉬워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팬분들께 찾아간 걸 안 좋게 생각하실 분들은 그렇게 하셔도 된다. 하지만 전혀 그런 의도, 공격적으로 (팬분들께) 한다거나 그런 뜻은 없었다”며 “선수들이 당연히 잘해야 했다.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김민재를 언급하며 “그런 케이스가 다시는 나오면 안 된다”면서 “홈에서만큼은 우리가 스스로 적을 만들면 안 된다. 팬들도 저희가 상대를 무너뜨리는데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 생각해보시고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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