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CEO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에 답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베를린(독일)=김준석 기자] "우리가 늦었습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국내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로봇청소기 사업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어 조 CEO는 "먼저 로봇청소기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중국 업체와 비교할 때 동등 혹은 이상의 스펙을 가지고 왔다고 자부한다"면서 "경쟁사에 밀리는 것은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전자는 앞서 지난달 15일 로봇청소기 신제품인 일체형 로봇청소기인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출시하며 로봇청소기 대전에 참전한 바 있다.
아울러 조 CEO는 이날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한 활동에 진심"이라며 "보너스를 받을 때마다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라며 주가 부양 의지를 다시금 밝혔다.
"中업체 위협적...메타와 협력은 속도조절"
2월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글로벌 빅테크 메타를 만나 XR 사업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가진 조주완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의 모습(왼쪽부터). 연합뉴스
이날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인 'IFA 2024'에 참가한 중국 기업들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조 CEO는 "중국 업체들이 하고 있는 방식을 보면 예전에 저희가 했던 방식 같다"면서 "굉장히 많이 따라왔다"라고 위기감을 나타냈다.
조 CEO는 "디자인의 변화나 에너지 효율에 대한 부분, 그리고 여러 가지 제품의 다양화 측면에서는 경계해야 한다"면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대화형 AI홈 경험과 AI를 통한 기존 가전의 업그레이드 등으로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확장현실(XR) 신사업을 위해 밀착한 메타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앞서 지난 2월 LG전자는 XR 신사업 가속화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 메타와 제품부터 콘텐츠·서비스,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협력을 천명한 바 있다.
조 CEO는 "XR 시장이 저가 경쟁으로 블러디 게임(출혈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조심하고 있다"면서 "협력 관계가 끝난 것은 아니고 온디바이스 AI 영역에서 메타의 라마와 자체 AI 언어모델인 엑사원과의 결합 등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지각 진출에 나선 로봇청소기에 대해 조 CEO는 "지금 이제 막 팔리기 시작했다"면서 "비전 기능이나 내비게이션 기능은 물론 청소 본연의 기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 투자자들과 활발히 커뮤니케이션 못 해" 반성
지난 21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인베스터 포럼에서 조주완 LG전자 CEO가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CEO는 "요즘 저희들은 기업 가치 올리는 데 정말 진심"이라면서 밸류업을 위해 주주·투자자들과의 접점 확대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는 "LG전자 주가가 오르지는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주주나 투자자들과 활발히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했다는 반성을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조 CEO는 이날 IFA 2024 일정을 마친 후 영국으로 날아가 현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NDR)에 나선다.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도 싱가포르에서 투자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조 CEO는 "LG전자는 성숙사업으로 펑가받는 가전 사업에서 최근 수년간 10% 이상 성장을 이뤄냈으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면서 "또, 기업간거래(B2B)가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사업구조 밸런스가 좋은데 이처럼 잘 노출이 안됐던 얘기를 알리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런 얘기를 투명하게 하고 정확한 평가해 달라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조 CEO는 IFA 2024와 관련 "LG전자 전시관에 새로운 제품이 없었다"라는 기자들의 평가에 "이번에 제시한 AI 솔루션은 어떤 면에서 보면 너무 컨셉적이어서 대중에게 얼마나 다가왔을까라는 반성을 하게 된다"면서 "다음부터 플래그십에 해당되는 제품들이 눈에 보이도록 전시되는 쪽으로 조금 더 보완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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