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철강 공장. 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럽에 중국산 철강제품이 밀려들어오면서 가격이 급락하자 유럽 철강 업체들이 유럽연합(EU)에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적으로 철강이 과잉 생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요 감소와 원재료 상승으로 타격을 입은 유럽의 철강업계를 보호하기 유럽철강협회(유로퍼)가 더 포괄적이고 새로운 관세 부과를 EU집행위원회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1억t 이상을 올해 수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철강 수출이 증가하면 이미 일부 국가는 자체적으로 관세를 도입하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글로벌 철강 연구 이사 바스티안 지나고비츠는 "유럽 철강 시장은 매우 취약해졌는데도 수입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독일 최대 철강 생산업체 티센크루프스틸 통계에 따르면 지난 1~4월 EU가 수입한 평강 제품은 수요 감소와 원재료 상승에도 30% 증가해 대륙의 업체들에 부담이 되고 있다.
유럽철강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럽의 철강 수요는 거의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유럽 최대 철강 업체로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아셀로미탈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제누이노 크리스티노는 "중국의 수출량은 어마어마하다"며 중국의 수출로 타격을 입었던 2015~16년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잘츠기터는 보조금을 받아 낮은 가격으로 밀려오는 중국 철강제품이 유럽의 철강 산업의 지속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잘츠기터 관계자는 EU집행위원회가 관세 부과 등 대담한 조치를 내려 문제의 원인인 중국 등 일부 국가의 과잉 생산을 시정하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유로퍼의 사무총장 악셀 에게르트는 지난 2018년에 도입된 세이프가드가 중국산 수입량을 줄이지 못하는 등 효과가 없다며 중국의 수출 가격은 생산비보다도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관세와 유사한 것을 도입해 유럽 업체들을 보호해줄 것을 EU집행위에 요청했다.
한편 EU는 현재 철강을 포함한 중국산 수입제품의 덤핑이나 보조금 지급 관련으로만 40건 이상을 조사 중에 이다. 그러나 회원국들로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 지지표를 얻기 위해 중국과 철강으로 인한 분쟁을 피하려는 분위기라고 FT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