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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주주환원 이행해라” 뿔난 상장사 소액주주들 잇단 궐기

호전실업·DI동일, 주주소통 무관심한 코스닥사 소액주주들 '행동주의'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최근 고려아연, 에프앤가이드 등 경영권분쟁 테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주주환원에 무관심했던 코스닥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소액주주들이 잇단 행동주의에 돌입해 이목을 모은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액주주들이 잇달아 궐기에 나선 코스닥 상장사들은 ‘룰루레몬’ ‘안다즈’ ‘아크테릭스’ 등의 고기능성 의류생산 전문 기업으로 유명한 호전실업과 DI동일이 대표적이다.

앞서 호전실업 소액 주주들은 보유한 지분 최대 25% 규모를 사측이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경쟁사에 블록딜로 넘긴다고 사측에 통보했다. 실제 호전실업 소액주주들은 감사 교체 선임을 위한 임시 주총 소집을 비롯 한세실업, 영원무역 등 경쟁사와 사모펀드 등에 보유 지분 매각을 타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호전실업 측도 즉각적인 주주환원에 나섰다. 상장이후 고수해 온 '은둔의 기업' 이미지를 벗고 신규 바이어인 '아크테릭스' 수주 언론전과 전일 30억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것이다. 계약 기간은 내년 3월24일까지이며, 위탁 중개업자는 NH투자증권이다.

호전실업 관계자는 "올해 말 자기 주식 취득을 계획했지만 보다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 실현을 위해 실행 시점을 앞당겨 진행하게 됐다"며 "해당 물량은 전량 소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250억원 이상의 전환사채를 추가 발행 없이 조기상환하는 등 주식가치 희석을 최소화했고, 향후에도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액주주 연합측은 기존 요구한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규모와 기간에서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기존 계획대로 임시주총을 강행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호전실업 소액주주 연합 관계자는 “현재 최대주주측이 지분 41%, 소액주주측이 25%의 지분을 보유해 명목상 게임이 안될거 같지만, 기존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는 임총에서 충분히 가능한 사안”이라며 “사내이사 교체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지속적으로 강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DI동일 역시 전일 신민석 외 7명이 서울지방법원에 낸 김창호 감사 해임 및 천준범 감사 선임에 대한 임시총회소집허가와 관련한 소송을 제기 받았다고 공시했다. 소액주주 연대는 그간 핵심 경영진의 배임 혐의에 대해 지적을 이어 온 만큼, 감사 해임을 안건으로 제시했다.

이번에 해임을 요구받은 김창호 감사는 DI동일 감사인이지만 지난 2022년 최대주주인 정헌재단 사무국장을 겸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약 100억원에 달하는 자금 대여와 관련해 충분히 문제점을 인지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감사 역할에는 태만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 현재 경찰에서는 정헌재단 자금 대여와 관련한 배임 혐의를 수사 중이다.

회사 측은 “본건 소송에 대하여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임시총회 소집 허가와 관련한 소송의 심문 기일은 다음 달 11일이다.

한편 이번에 소를 제기한 투자자들과 별개로, 주주연대도 독자적으로 대주주 대여에 관한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소송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주주연대는 그간 꾸준히 요청해온 경영진 면담, 자사주소각, 보유부동산 자산재평가, 전자투표 도입 등 회사의 주주환원 관련 변화를 임시 주총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알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들의 주요 주주들간 경영권 분쟁에 이어 주주환원에 적극적이지 않는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참아왔던 소액주주들이 행동주의에 나서는 모습은 밸류업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도라고 여겨진다”라며 “상장사들 역시 주주환원이나 적극적인 IR소통에 관심을 기울여여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