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위해 방한한 불가리아기자협회...김포 찾아 애기봉 견학
김포 애기봉을 방문한 불가리아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김포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인천경기기자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한국기자협회와의 교류를 위해 방한한 불가리아기자협회 대표단이 김포의 근현대사와 문화콘텐츠 육성 현장을 취재했다.
불가리아기자협회는 지난 1894년 창립한 불가리아 최대 언론단체로 5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대표단은 게오르기 게오기에브 일간지 '잼야' 편집부국장을 단장으로 데시슬라바 페트코바 '카잔루크' 기자, 탄야 글루흐체바 '두마' 국제부 기자, 스토얀 일코프 '24시' 국제부 기자로 구성됐다.
경기지역 방문 일정 중 지난 23일 오후 김포에 도착한 대표단은 먼저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을 찾아 남북의 대치 상황을 견학했다.
전망대에 오른 대표단은 조강 너머 1.4㎞ 떨어진 북한 개풍군과 멀리 개성 송악산에 관심을 표했다. 김포시 문화해설사는 장소를 옮겨 다니며 애기봉의 역사부터 6·25 전시 상황, 성탄트리 점등 갈등, 오물풍선과 확성기방송 국면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불가리아 기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불가리아 기자들은 특히 1997년 해병대의 유도 황소 구출작전 등 애기봉 주변에서 일어난 현대사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스토얀 일코프 기자는 "국제부 기자로서 평소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에 관심이 많았는데 외신으로만 접했던 북한의 쓰레기 풍선 도발 등 갈등상황이 현실로 와닿았다"며 "외교·정치·사회 등 복잡한 갈등으로 남북의 평화통일이 지연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홍수로 유도까지 떠내려온 소 구출작전 이야기를 듣고 '한국인들은 소 한 마리의 생명까지 소중히 여기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게오르기 게오기에브 단장은 "불가리아도 오스만제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7년간 분단을 경험했기 때문에 유일한 분단국인 한국을 꼭 취재하고 싶었다"면서 "북한의 모습이 적막하고 외롭다는 느낌이 들었고, 애기봉 현장에서 본 남북 대치상황과 실향의 아픔은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었다"고 했다.
대표단은 이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촬영지이자 김포 대형카페 붐의 시초인 '수산공원' 테마파크로 이동했다. 불가리아 기자들은 이곳 몬스터리움 희귀동물과 실외에 조성된 공룡콘텐츠 등을 접하며 실시간으로 불가리아 현지 지인들에게 사진을 전송하는 등 흥미를 보였다.
이날 대표단은 김포 철책으로 만든 기념품과 남북정상회담 때마다 등장하는 김포술 문배주를 선물로 받고 감사를 표했다. 김포지역에서 친환경 굿즈를 생산하는 (주)미래즈는 불가리아 기자들의 애기봉 방문소식에 각각 이름을 새겨넣은 에코텀블러를 증정했다.
데시슬라바 페트코바 기자는 "한국에 오기 전 읽었던 '행복의 나라, 한국'이라는 책에 한국 사람들은 심성이 밝고 손님들을 영접하는 데 정성을 다하며 준비성도 철저하다고 쓰여있었는데 정확히 맞았다. 방문하는 곳마다 환대해 줘 매우 감사하다"고 했다.
게오르기 단장은 "불가리아로 돌아가면 이번에 취재하고 체험한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기봉은 엄격한 신분확인 절차를 통해 출입할 수 있는 군사구역으로 남북 분단을 상징하던 안보관광지였으나, 김포시는 군 당국과 협의를 거듭해 지난해 사상 최초로 애기봉을 야간개장하고, 성탄트리 미디어아트와 대형 LED보름달 등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며 글로벌 관광명소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최근 전망대 카페 공모에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입점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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