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진자산운용이 부실채권(NPL)에 4000억원을 투자한다. 싼 값에 사서 경기회복 국면에서 이익을 노리는 전략이다. 2005년에 합류한 진영재 대표가 출시한 NPL 시리즈 펀드만 15년째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진자산운용은 최근 '유진SS&D오퍼튜니티2호 펀드'를 243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우정사업본부 국내 NPL 전략 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이후 첫 행보다. 이 펀드의 다른 투자자는 현대커머셜, 현대캐피탈 등이 있다. 금융기관 NPL에 주로 투자하며, 만기는 7년이다. 유진자산운용은 이 펀드의 멀티클로징(1차 조성 후 추가 자금으로 클로징)을 위해 최근 투자자 모집에 착수한 상태다. 펀드 규모를 4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NPL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화된 대출채권이다. 부동산 담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있는 담보부실채권 등이다. NPL 전문투자사는 금융사로부터 NPL을 싸게 사들여 구조조정한 다음 높은 가격에 팔아 수익을 올린다. 은행에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을수록 NPL 시장이 커지는 셈이다.
유진자산운용은 2009년 4600억원 규모의 '유진리스트럭처링사모부동산' 시리즈를 시작으로 NPL펀드를 선보여왔다. 2011년 4700억원, 2012년 3750억원, 2015년 7390억원, 2019년 4980억원, 2023년 5095억원(병행펀드 포함) 규모로 조성한 NPL펀드 '유진에스에스앤디오퍼튜니티' 등이 있다.
'유진에스에스앤디오퍼튜니티'의 투자자에 우정사업본부(우체국예금 1000억원, 우체국보험 1000억원)도 참여키도 했다. 투자 대상은 일반담보부채권, 특별채권, 스페셜 시츄에이션 부실(예정) 자산 및 부실채권 관련 유동화증권 등이 위주다.
유진자산운용의 구조조정 투자로는 스킨푸드에 50억원 규모 DIP 금융파이낸싱(신규자금대여)을 투자, 회생이 성공적으로 끝나며 투자금을 회수한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유진자산운용의 NPL 관련 운용자산(AUM)은 약 6700억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NPL 투자는 싼 값에 사서 경기회복 국면에서 이익을 노리는 것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2007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통했던 투자전략"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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