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혐의에 대해 재차 '정당행위' 주장
재판부 추가 공판 준비기일 진행키로
아파트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백 모 씨가 지난 8월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은평구에서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 주민을 살해한 백모씨(37)가 두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재차 혐의를 부인하면서 재판이 공전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권성수 부장판사)는 7일 오후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혐의로 구속기소된 백씨에 대한 두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백씨는 이날 "새로운 변호인과 진행하고 싶다"며 국선 변호인이 아닌 사설 변호인을 선임해 협의하기 전까지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해 모두 부동의한 백씨에게 "증거 자체를 아예 제시도 못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가"라며 "본인이 살해했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증거 조사해야 한다. 본인은 이에 대한 것(살해 혐의 자체를 인정하는지 여부)은 아무 것도 말하지 않고 정당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어서 재판부가 묻는 것"이라고 수차례 물었다.
백씨는 "내가 판단하기 어렵다"며 "(추후 선임된) 변호인과 논의 후 말씀드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재판부는 백씨가 증거를 부동의하면 증인 다수의 진술을 들어야 하고,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재판에서 재생해야 한다는 점에서 백씨가 희망하던 국민참여재판은 절차상 진행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판 준비 절차를 마지막으로 한차례 더 진행해 백씨의 입장을 듣기로 했다.
백씨는 재판부에 발언권을 요청한 뒤 "재벌집 막내아들로 인해 모든 사건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방청석에서는 "뻔뻔한 살인마", "미친 척 하지 마" 등의 고성이 나왔다.
재판에 참여한 피해자 아버지는 "억울하게 고통 속에 죽은 아들 영혼을 달래주시고 가족들의 원한도 풀어주셔야 한다"며 "백씨는 피해자에 대해 사과와 용서 한 적 한번도 없다.
계획적으로 칼을 들고 다녔다"고 말했다. 아울러 "온 가족이 잠도 못자고 약을 먹어가면서 하루하루 사는데 우리 가족이 너무 억울해서 살 수가 없다"며 사형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백씨는 지난 7월 29일 오후 11시22분께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장식용'으로 허가받은 총 길이 102㎝의 일본도로 같은 아파트에 살던 주민 김모씨(43)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yesyj@fnnews.com 노유정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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