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원. KBS ‘동물은 훌륭하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방송인 서장훈과 가수 은지원이 반려견을 떠나보낸 뒤 상실에 대한 아픔을 겪는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우울감이나 상실감 느껴
지난 12일 방송된 KBS 2TV ‘동물은 훌륭하다’ 3화에서는 ‘펫로스 증후군’이 다뤄졌다. 해당 방송에서는 15년 기른 반려견과 이별을 앞둔 상황을 담은 시청자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를 보던 서장훈은 “우리 개도 지금 저런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은지원은 “사연자가 반려견이 떠난 지 시간이 좀 됐는데도 지금도 이 영상을 다시 보지 못할 정도로 힘들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펫로스는 어떻게 보면 내 인생의 첫 사별”이라며 “처음 (키웠던) 강아지는 나랑도 1~2세 차이밖에 안 나는 거의 동갑이었는데 그 친구가 떠난 뒤 펫로스를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슬픔이 안 참아진다. 3일을 울었다. '사람 죽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너무 슬펐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슬픈 감정 6개월 이상 지속땐 치료 필요
펫로스 증후군은 반려동물이 떠난 뒤 슬픔과 상실감, 괴로움, 자책감 등을 겪어 일상생활이 어려운 증상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사람 중 반 이상이 중등도 이상의 '펫로스 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이 죽은 뒤 느끼는 슬픔은 실제로 가족 구성원이나 절친한 친구를 잃었을 때의 슬픔과 비슷한 정도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고 슬픈 감정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슬픔이 만성화돼 우울증으로 악화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펫로스증후군을 겪게 되면 현실 부정, 정신 혼미, 불면증, 고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반려동물의 장난감이나 담요를 옆에 놓고 취침한다던가 반려동물이 살아있었을 때와 같은 일과를 보내기도 한다.
자책감 느끼지 말고 주위 사람들과 슬픔 공유하며 소통해야
펫로스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반려동물이 떠났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과 달리 수명이 짧은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이별이다.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부터 자신보다 먼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자책감을 느끼지 말고 주위 사람들과 슬픔을 공유하면서 소통하는 것도 좋다. 슬프고 힘든 감정을 억누르는 것보다 충분히 아파하고 그리워해야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슬픈 감정을 적절히 표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김효진 훈련사는 “해외 연구 자료를 보면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다면) 감정을 감추려고 하지 말고 드러내라고 한다. 슬플 때 울고 직접 마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명철 수의사는 “예전 사회 분위기와 다르게 반려동물이 죽었다고 하면 가족을 잃은 것과 같은 감정이라고 비반려인도 이해하기 때문에 충분히 슬퍼해도 된다”라면서도 “대신 이런 기간이 너무 힘들고 한 달 이상 극심한 고통으로 이어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기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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