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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 트럼프는 오바마와 비슷했다" 이란 감독이 만든 '어프렌티스'

영화 '어프렌티스' 알리 아바시 감독


“28세 트럼프는 오바마와 비슷했다" 이란 감독이 만든 '어프렌티스'
'어프렌티스' 스틸컷. 누리픽쳐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의 흑역사를 담은 영화 ‘어프렌티스’의 알리 아바시 감독이 이같이 말했다.

17일 수입사 누리픽처스가 공개한 아바시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로 “미국인들은 이런 영화를 만들 용기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미국에서 활동하는 감독들과 다른 점은 외부인이기에 편파적이지 않고, 당파적이지 않은 관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외부인의 시선으로 트럼프와 (악마 변호사로 유명했던 트럼프의 롤모델) 로이 콘을 다채로운 인물로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8세 트럼프는 오바마와 비슷했다.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1970년대 젊은 트럼프가 가진 추진력, 누군가가 되고 싶어 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모습은 흥미롭다"며 "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인물이 복잡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지만, 이 복잡성은 그의 무죄와 같은 말은 아니다. 영화 속 트럼프는 오늘날 대선에 출마해 헛소리하는 사람과는 다른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우리는 수퍼빌런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라며 "트럼프가 28세 때 말하는 것을 보면 놀랍게도 오바마와 비슷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그는 "하지만 50대가 되자 교통 체증에 소리를 지르는 사람처럼 변했다"며 "수십 년 동안 미디어와 사회에 상호작용을 하며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 통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 영화가 ‘오늘날의 트럼프를 만든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향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출신 아바시 감독은 판타지 로맨스 ‘경계선’(2018)을 통해 제71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수상했다. 전작은 이란 최대 종교도시에서 자신만의 정의감으로 여성 16명을 살해한 평범한 아버지이자 연쇄살인마 이야기를 그린 '성스러운 거미'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2020년 영국영화협회에서 발행한 잡지 ‘사이트 앤 사운드’와의 인터뷰에서 아바시 감독을 주목해야 할 ‘차세대 거장 20인’ 중 한 명으로 언급했다.

한편 ‘어프렌티스’는 뉴욕 부동산 업자의 아들에서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 겸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와 그를 키워낸 악마 변호사 로이 콘의 이야기를 다룬 문제작이다. 트럼프와 그를 '도니보이'로 불렀던 콘의 첫 만남부터 마지막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게 담았다. 23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