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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남매의 몸싸움을 말리던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법정에서 거짓말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16일 부산지법 형사17단독(목명균 부장판사)는 위증 혐의로 기소된 60대 A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4월 2일 새벽, A씨의 아들 B씨가 여동생인 딸 C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프라이팬을 휘둘러 코, 두피 등에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 이로 인해 B씨는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사건 당시 남매와 함께 집에 있었던 A씨가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A씨는 당시 법정에서 “아들이 딸을 때린 적이 없고, 보지도 못했다”라며 “내가 말리다가 3명이 같이 넘어지면서 딸이 코를 다쳐 피가 난 것이다”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C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됐기에 당시 재판부는 A씨의 증언을 믿기 어렵다고 결론내렸고, B씨는 특수상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끝까지 위증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싸움을 말리느라 경황이 없었다고 해도 좁은 집 안에서 특수상해 범행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보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은 타당하지 않다”라며 “수사기관에서는 ‘딸인 C씨가 프라이팬을 들고 있다 스스로 부딪혔다’ 등 법정에서의 진술과 일관되지 않고, 함께 넘어졌다면 C씨만 유독 상해를 입을 이유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위증은 적절한 형벌권 행사에 관한 법원의 사법기능을 훼손하는 행위이고, 피고인은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의 위증이 관련 사건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아들을 위해 위증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라고 판시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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