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서울시 위탁사무 회계감사→ 결산서 검사로 강등
대법원, 서울시장이 제기한 소송서 원고 청구기각
세무사도 그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뜻
한공회 “비영리부문 회계투명성 우려”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 전경.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서울시가 위탁한 사무에 대한 결산 검사 주체로 공인회계사뿐 아니라 세무사도 포함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에 반발하고 나섰다.
한공회는 지난 25일 대법원(특별 1부)이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 의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서울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청구사건’ 소송에서 원고(서울시장) 청구기각 판결을 내린 데 대해 “비영리부문 회계투명성이 크게 후퇴할 수 있다”는 입장을 29일 냈다.
서울시의회는 앞서 2019년 5월 채인묵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에 대해 2022년 4월 재의요구안 원안을 가결했다. 공인회계사(회계법인)만 수행할 수 있던 민간위탁사무 수탁기관 회계감사 명칭을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변경하고, 세무사(세무법인)도 할 수 있도록 한 게 해당 조례안 골자다.
이번 재판과정에서 원고는 “업무 명칭을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변경한다고 해도 업무 성격과 본질이 공인회계사만 수행 가능한 ‘회계에 관한 감사·증명’에 해당하는 것”이아며 금융위원회 또한 유권해석을 근거로 들며 “상위법령인 공인회계사법에 위배된다는 일관된 입장”을 밝혔다.
당초 조례는 ‘사업비 회계감사(정산 감사)’ 제도는 한 해 세금 1조원 가까운 재정이 투입되는 민간위탁사무에 대한 재정적 통제를 강화해 사업비 부당집행 가능성을 차단하고, 사업수행 공정성과 재정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2014년 도입됐다는 게 한공회 측 설명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번에 조례안 ‘사업비 결산서 검사’를 ‘회계에 관한 감사·증명’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조례안이 업무 명칭뿐 아니라 그 내용까지 세무사 등도 수행할 수 있는 지방자치법 제150조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결산서 검사 정도로 새롭게 정하겠다는 취지라고 판단했단 뜻이다.
한공회는 앞으로 서울시 조례가 원상회복(결산서에 대한 회계감사)돼 민간위탁 사무 회계투명성이 다시 확보될 수 있도록 시민 청원 등 다각적 방법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또 지방재정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일정규모 이상 지자체 예산이 투입되는 민간위탁사무 수탁기관 결산서는 반드시 외부감사를 의무화하는 법률 개정 역시 병행 추진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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