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은 ‘제비용’에 모든 보수 포함
ETF는 공시되는 총보수 외 기타비용 있어
각각 순자산, 지표가치에 반영..두 지표 비교해야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상장지수펀드(ETF)에 비해 도약하지 못하는 데는 비용이 비싸다는 오해도 한 몫하고 있다. 굳이 비싼 값을 치르면서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낯선 파생결합증권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ETF는 공시되는 총보수에 더해 결제수수료나 해외거래예탁비용 등 기타비용이 별도로 추가되는 만큼 정확한 성과 비교를 위해선 전체 비용이 반영되는 순자산총액(NAV·Net Asset Value)과 ETN 지표가치총액(IV·Indiative Value)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월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406개 ETN 평균 제비용(28일 기준)은 0.557%로 집계됐다. 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엔 ‘총보수’라고 표기돼있으나 업계에선 제비용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반면 907개 ETF 총보수 평균은 0.306%로 이보다 0.251%p 낮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동일 혹은 유사지수 추종이더라도 ETN에 투자함으로써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 최종 수익에서 차감되는 부분이 크다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로 인해 ETF 운용 성과가 더 나은 경우도 상당수이긴 하나, 표면적으로 보이는 비용은 ETN이 높더라도 투자자가 실제 가져가는 수익은 ETF보다 큰 사례도 있다.
가령 ‘한투 레버리지 S&P500선물 ETN(H)’ 제비용은 0.89%, TIGER 미국S&P레버리지(합성 H) 총보수는 0.25%다. 물론 전자는 선물 지수를 따르고 있긴 하나, 겉으로 드러난 비용만 보면 3.5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런데 연초 이후 지난 29일까지 수익률을 따져보면 각각 41.07%, 40.74%로 오히려 전자가 앞선다.
이 수치는 각각 IV와 NAV가 해당 기간 동안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산출해 나오는데, 후자의 경우 기타비용까지 합치면 보수가 0.34%로 뛰는데다 합성형인 만큼 스왑 비용 등이 포함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비용은 투자설명서에도 기재되지 않은 채 NAV에 반영된다. 즉, 단순히 공시되는 보수만 보고 투자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기초지수를 정확히 따라가고 싶은 투자자라면 ETN이 적합하기도 하다. ETN는 기초지수를 그대로 복제해 추적오차(tracking error)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ETF는 펀드로서 적시 매매 어려움 등 운용 과정상의 이유로 기초지수를 100%로 따르지 못할 수 있으나, ETN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만큼 어떻게든 기초지수 수익률을 맞춰준다.
또 ETF는 총보수가 0%인 상품이 없는 반면 ETN에는 투자자들에게 보수를 받지 않는 상품이 31개 있다. 대부분 코스피, 코스닥 등 대표지수를 기본으로 삼는 유형들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TN은 보유 주식 대여에 의한 수익이 발행사 손익으로 귀속된다”며 “ETF와 달리 유동성공급자(LP)가 발행사와 동일한 만큼 제비용을 취하지 않더라도 유동성 공급 과정에서 헤지운용을 통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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