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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화장실도 못가고 3시간 넘게 줄 서있어야 했어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폭발물 설치 협박이 이틀 만에 또다시 발생해 수천 명의 관람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지난 사건이 '입장 대기 줄'에 불만을 품은 10대의 소행으로 밝혀진 가운데 비슷한 협박이 재발해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3일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께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게임 행사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인터넷 커뮤니티 글이 게시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즉시 특공대와 군부대 폭발물 처리반을 현장에 투입해 행사장 안팎을 수색했다. 다행히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행사 주최 측이 관람객들의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하면서 입장이 크게 지연됐다.
현장에서 만난 관람객 김모(17)씨는 "어린 학생들이 화장실도 못 가고 다닥다닥 붙어 3시간 30분 넘게 줄을 서야 했다"며 "폭발물 처리반까지 출동했는데도 행사 주최 측은 아무런 설명 없이 관람객들을 그대로 대기시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협박은 이틀 만에 발생한 두 번째 사건이다. 지난 1일 오후 8시 40분께도 같은 행사장에 폭발물 설치 글이 올라와 대기 중이던 관람객 2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당시에는 10대 남학생이 "긴 대기 줄에 화가 나 허위 글을 올렸다"며 부모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문제는 이런 허위 신고가 반복되면서 실제 테러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행사장의 특성상 테러 위협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악의적인 장난 신고로 인해 경찰력이 낭비되고 일반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며 경찰은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한편 허위 폭발물 설치 신고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와 업무방해죄 등이 적용될 수 있으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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