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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계엄령 겪은 '이 나라'…尹대통령 지지 글 올렸다 '발칵'

38년간 계엄령 겪은 '이 나라'…尹대통령 지지 글 올렸다 '발칵'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이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한국 계엄령 지지' 게시물/사진=스래드(SNS)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지지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SNS에 게재했다가 삭제했다.

5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새벽 대만 민진당 SNS에 "한국 국회를 친북 세력이 장악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긴급히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 입법원(의회)는 (중국 우호 성향의) 야당인 중국국민당과 대만민중당이 국방 예산을 삭감하고 위헌적으로 권한을 확대했으며 대법관을 마비시켰다"며 "팀 대만은 어둠의 세력이 침식하려는 시도에 늘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계엄 선포를 지지하는 것처럼 해석되며 논란이 일었다. 독립 성향 민진당이 대만 계엄 시행 시절인 1986년 창립됐고, 이듬해 계엄령이 해제되면서 합법적인 정당으로 활동한 역사가 있다는 점에서 '계엄 지지' 메시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대만 야권인 국민당 소속 황젠하오 입법위원은 "한국의 집권당마저 윤 대통령의 탈당을 논의하는 와중에 대만의 집권당이 윤 대통령에 호응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논리인가"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민진당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러면서 "국제 소식을 전한 것뿐이고, 대만 내 정치 상황과 대조해봤을 뿐 계엄을 지지하는 뜻은 절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대만 연합보는 "문제의 글을 민진당 내부의 한 홍보 담당자가 작성했고, 그의 권한은 현재 정지된 상태"라면서도 "민진당이 정치적 감각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대만은 장제스 총통이 이끌던 국민당 정부가 1949년 계엄령을 선포, 1987년까지 38년간 계엄령을 겪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