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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워진 수능에 'N수생' 강세...만점자 총 11명 대거 등장

2025 수능 결과 분석 발표
난이도 '평이'...지난해 '불수능' 대비 고득점자↑
'N수생' 상위권 비율 높아..."영향력 커질 것"


쉬워진 수능에 'N수생' 강세...만점자 총 11명 대거 등장
수능 다음날인 지난달 15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1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평이한 수준의 난이도를 보이며 11명의 학생이 '만점'을 기록했다. 킬러문항 배제 첫 해인 지난해 단 1명 뿐이던 만점자가 올해 11배 늘어난 셈이다. 주요 과목인 국어·수학·영어의 고득점자 규모도 늘었다. 다만 표준점수와 등급 모두 졸업생 비율이 높게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N수생' 강세가 돋보였다.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응시자는 44만4870명으로 지난해(44만7669명)보다 소폭 줄었다. 졸업생·검정고시 등 현역 이외 응시자의 비율은 35.4%로 역대급 'N수생'이 유입된 시험이기도 했다.

주요과목 난이도 하향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평이한 수준의 난이도를 기록했다.

표준점수는 개인 점수와 전체 응시자의 평균 점수 간 차이를 가리키는 지표로 시험이 이려울 수록 높아진다. 통상 140점 이상부터 어려운 시험, 150점에 가까워지면 '불수능'으로 여겨진다.

'역대급' 난이도로 평가받는 지난해 수능 국어가 표준점수 최고점 150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국어 영역에서는 무려 11점을 하향 조정한 셈이다. 국어 영역 만점자는 1055명으로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이래 최고치다. 지난해(64명)에 비해서도 16배 이상 늘어났다.

1등급 인원은 2만150명으로 표준점수 131점에서 '등급컷'을 세웠다. 지난해 등급컷은 133점으로 1등급 규모 역시 1만8015명에 비해 2135명 늘어났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역시 올해 140점으로 '어려움' 초입 수준의 난이도를 보였다. 지난해 최고점수는 148점으로 가·나형 수준별 시험이 남아있었던 2020학년도(나형 149점) 이후 최고치였다. 국어와 마찬가지로 '불수능'에서 한 단계 난이도를 낮춘 모습이다.

1등급 '컷'은 131점에 그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고점 140점부터 1등급 컷 131점까지 1등급 내에서도 9급간이 벌어져 있다"며 "의대 등 최상위권에서는 국어보다 수학에서 변별력이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역대급 불수능을 기록했던 영어 과목 역시 평이한 수준을 보였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는 90점 이상(1등급) 비율이 6.22%를 기록하며 지난해 4.71%보다 대폭 완화됐다.

수능 전과목 최고점을 맞은 '만점자'도 11명 등장했다. 2021 수능 당시 15명 이후 꾸준히 1명, 3명, 1명으로 드물게 나오던 만점자가 4년만에 두자릿수로 돌아온 모습이다.

강태훈 2025학년도 수능 채점위원장은 "이번 수능은 역대 어느 수능과 비교해도 난이도 관리가 잘됐다고 자평한다"며 "과목들을 조합하면 종합적으로 의대생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위권은 'N수생' 차지
다만 국·수·영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며 상위권은 상대적으로 시험에 강세를 보이는 'N수생'이 차지하는 모습이다. 만점자 11명 가운데 졸업생은 7명이었고 재학생은 4명에 그쳤다.

쉬워진 수능에 'N수생' 강세...만점자 총 11명 대거 등장
재학·졸업 여부에 따른 표준점수 평균 비교. 자료=교육부
표준점수를 제공하는 국어와 수학 모두 졸업생 집단의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졸업생 집단은 평균 국어 108.6점, 수학 108.2점을 기록한 반면 재학생은 각각 95.8점, 96.1점을 기록하며 10점 이상 차이가 벌어져 있다.

등급만을 제시하는 영어를 포함해도 1·2등급은 모든 과목에서 졸업생 집단의 비율이 높았고 8·9등급은 낮았다.
졸업생 집단 가운데 영어 과목 1등급 비율은 7.1%로 재학생 집단(3.6%)의 2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임 대표는 "N수생 유입이 2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수능에서 상위권 N수생 영향력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 연구소장은 "상위권에서 졸업생의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개별과목의 유·불리보다 환산총점이 당락을 가르는 만큼 졸업 여부보다 점수에 따라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