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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칩거 이후 경계 태세·탄핵 찬반 집회로 '몸살' 앓는 관저 앞

尹 칩거 이후 경계 태세·탄핵 찬반 집회로 '몸살' 앓는 관저 앞
24일 오전 10시45분께 관저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 시위하던 시민이 관저쪽으로 더 가까이 가려고 하자 경찰이 안전 관리를 이유로 제지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 칩거 중인 가운데 관저 인근이 탄핵 찬반 집회의 '온상지'로 떠오르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경계가 삼엄해지고 시위와 집회가 몰리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 거로 우려했다.

24일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삼엄한 경비로 적막감이 맴돌았다. 이날은 윤 대통령 측이 하루 뒤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피의자 조사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날이었다.

관저에서 200m가량 떨어진 인도에 경찰 5명이 배치됐고, 바로 옆 도로에 순찰차량 2대가 주차돼 있었다. 현행법상 신고 의무가 없는 1인 시위조차 관저에서 200m 떨어진 국제루터교회 인근에서부터야 가능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를 막으려는 게 아니라 이쪽으로 차가 자주 다니다 보니 안전 관리 차원에서 제지하는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주민들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찰의 경계가 더욱 삼엄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북한남삼거리 보도육교, 한남오거리 앞 보도육교와 왕복 10차선 건너편에도 형광색 옷을 입은 경찰이 서 있었다. 육교 아래에서도 경찰 4~5명이 무리를 지어 수시로 순찰하였고, 접이식 팬스가 곳곳에 설치된 가운데 50m 간격으로 배치된 경찰이 행인을 주시했다. 기동대 차량 2대와 미니버스 1대가 관저 입구에 주차돼 반대편에서도 관저 쪽을 쳐다보기조차 어려웠다. 정모씨(29)는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거나 한 자리에 조금 오래 서 있어도 경찰이 다가와 왜 왔는지 묻는다"며 "치안이야 좋겠지만, 질문이 하나로 끝나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尹 칩거 이후 경계 태세·탄핵 찬반 집회로 '몸살' 앓는 관저 앞
24일 오후 2시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가 버스 정류장 인근 2개 차선을 차지하며 탄핵 반대 집회를 연 가운데 임시버스 정류장이 만들어졌다. /사진=최승한 기자

삼엄한 경비 속 특히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컸다. 관저 인근에 경찰 기동대 버스와 미니버스 등으로 차벽이 만들어진 탓에 정류장을 파악하거나 버스에 타기가 불편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날 오전 11시께 버스가 차벽을 피해 정류장에서 줄지어 정차하자 뒤따라오던 일부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항의했다. 주민 이모씨(44)는 "버스가 연이어 정류장에 서면 차선을 넘어서 정차하는 경우가 많다"며 "도로까지 건너가서 버스를 타곤 한다"고 전했다. 오후 2시께에는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보수단체가 2개 차선을 차지한 채 탄핵 반대 집회를 열며 임시버스 정류장까지 만들어졌다.

오는 27일까지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이 관저 인근에서 집회할 거로 예고하면서 이번 주 내내 집회로 인한 소음 피해까지 염려되는 상황이다. 주민 A씨(76)는 "70년대 블루스퀘어 건물쪽에 면허시험장이 있을 때부터 이 동네에 살았다"며 "원래 이 동네가 엄청 조용한데 대통령 탄핵 관련 집회 때문에 60년 만에 처음으로 동네가 시끄러워졌다"고 푸념했다.

관저 인근은 미신고 집회로 인한 몸살도 앓고 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나온 지난 12일,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은 애초 영등포구에 있는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할 계획이었지만, 항의의 의미로 방향을 틀어 대통령실을 지나 관저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한남대로 전 차선이 점거돼 교통 혼잡이 빚어졌고, 인도에서는 시민 통행도 통제됐다.

전문가들은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관저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불편함이 계속될 거로 우려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거처를 옮기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었다는 게 다시 한번 드러났다"며 "당초에 우려됐던 내용이 지금 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평시 상황이 아니니만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최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