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메모 'NLL에서 북 공격 유도' 우려에 "올해는 서해 NLL 가장 안정적인 해"
[파이낸셜뉴스]
해병대사령부는 지난 6월 26일 부대별 작전지역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최근 GPS 교란,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로 인해 9·19 군사합의 효력이 전부 정지되고 시행되는 첫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이다.사진은 천무 사격 모습. 사진=해병대사령부 제공
북한을 자극해 공격을 유도하려 했다는 일각의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우리 군은 서북도서에서 필요한 훈련은 정상 진행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날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서북도서에서의 사격훈련 등은 9·19 군사합의 이전에도 있었고, 9·19 합의 중에도 가용 여건하에서 충분히 이뤄졌으며 효력정지 이후에도 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대변인은 "그걸 북풍으로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훈련이 그런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노상원 전 사령관의 거처에서 확보한 수첩에서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메모가 있었다고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 이성준 공보실장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을 받고 "서해상 대규모 훈련은 9·19 합의 효력정지 이후 계획된 정례적 훈련을 실시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올해는 서해 NLL이 가장 안정적으로 관리됐던 해"라며 "우리 장병의 훈련을 제한하게 되면 군이 위축되고 훈련 부족으로 인해서 전투력 유지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대변인은 계엄 연루 정황이 밝혀진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과 방정환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에 대한 국방부 차원의 조치가 없는 데 대해 "수사와 연계해서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수사기관으로부터 정식 통보받은 게 없기 때문"이라고 딥했다.
앞서 국방부는 계엄 사흘 만인 지난 6일 수도방위사령관, 특수전사령관, 방첩사령관의 직무 정지 조처를 내린 바 있다.
해병대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가 체결되면서 NLL 인근 해상이 완충구역(적대행위 금지구역)으로 설정되고 해당 구역에서 해상사격 및 함정훈련을 금지하는 규정에 따라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을 중단한 바 있다.
해병대는 지난해까지 서북도서의 K-9 자주포 등을 화물선이나 바지선에 실어서 경기 파주시 무건리 사격장까지 이동시켜 사격 훈련을 한 뒤 복귀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병력은 여객선이나 전세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무건리 사격장은 직선거리로 각각 약 200km, 약 110km 떨어져 있다.
북한의 백령도 침투를 저지하는 무기인 비궁(유도로켓)이나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의 경우 직선거리로 460km가 넘는 해병대 포항 사격장까지 옮겨야 했다. 이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연간 20억원 넘는 예산까지 추가로 투입되기도 했다.
그러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사실상 9·19합의 위반과 무력화 시도에 이어 지난 1월 초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으로 포 사격을 하자 해병대는 북한 도발에 대한 맞대응 조치로 서북도서의 K-9 자주포로 해상 완충구역에 대응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지난 6월 4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 의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당일 오후 3시부터 9·19 남북군사합의의 효력이 전면 정지됐다.
이날 군도 “9·19합의로 제약받아 온 MDL과 서북도서 일대에서 우리 군의 모든 군사활동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에에 따라 해병대도 서북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 등으로 해상사격 훈련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확정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K-9 자주포 등 서북도서의 해병대 포 전력은 북한의 허리와 옆구리를 겨눈 가장 날카로운 비수임에도 9·19합의로 족쇄가 채워졌던 것”이라고 설명하고, “9·19합의 효력 정지로 NLL과 서북도서에서 적의 기습 도발 시 즉각적이고 강력한 응징 능력을 5년 9개월 만에 원상회복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해병대사령부는 지난 11월 27일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백령도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훈련에는 K-9 자주포가 참가해 200여 발을 사격했다. 사진=해병대사령부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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