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산화벤조일(BPO) 여드름 연고를 바르고 얼굴이 부어 응급실을 찾았지만 증상이 더욱 극심해졌던 12세 소녀의 얼굴. 출처= Ulster Medical Society
[파이낸셜뉴스] 여드름 연고를 바른 10대 소녀가 심각한 알레르기를 겪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7일 헬스조선에 따르면 영국 벨파스트 왕립 어린이병원 소아과 의료진은 평소 건강하던 A양(12)이 얼굴에 발진이 생기고 가려움증이 지속돼 응급실을 찾았다고 밝혔다.
A양은 얼굴이 약간 붓고 통증과 홍반이 눈과 뺨, 코 부위에 집중돼 나타난 상태로 정맥 항생제를 투여받으며 입원 치료를 시작했다.
그런데 입원 6시간 뒤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A양은 눈 주위 부종이 부풀어올라 눈을 뜰 수 없었으며, 피부도 두꺼워지고 이마와 코 등에 노란 딱지가 생겼다. 다행히 호흡, 심혈관, 위장 문제는 없는 상태였다.
의료진이 A양의 병력을 다시 검토해보니 2주 전 담당 의사로부터 농포성 여드름에 사용하는 과산화벤조일(BPO) 연고를 처방 받아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정 물질에 반응하는 피부의 면역 반응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이에 의료진은 항염증제, 항생제를 써 치료를 시작했다. 다행히 치료 24시간 내에 증상은 거의 가라앉았으며 2주 안에 완전히 사라졌다. 각종 검사 결과 A양의 증상은 과산화벤조일 연고 성분에 의해 나타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벨파스트 왕립 어린이병원 의료진은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에 의해 피부에 생기는 염증 반응"이라며 "얼굴에 나타나면 주로 눈 주위가 심하게 붓고 홍반, 피부염, 가려움, 통증 등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A양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한 과산화벤조일은 어린이나 청소년 여드름에 흔히 처방되는 치료제다. 의료진은 "소아과 의사가 과산화벤조일을 처방할 때 이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며 "환자가 이 약제의 부작용에 대해 안전하게 상담받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은 특정 물질에 반응하는 피부의 면역 반응이다.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피부가 붉어지고 열이 나며, 가려움, 부종 등이 있다. 발진은 수포를 형성하거나 진물이 나올 수 있으며 이로 인한 2차 감염의 위험도 있다. 초기단계에서 증상을 인지하고 원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화장품, 니켈, 라텍스, 독성이 있는 특정 식물 등이 있다. 이러한 물질에 노출되면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염증이 발생한다. 특히 피부가 얇고 민감한 부위에서는 알레르기 반응이 보다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치료는 원인 물질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증상이 심할 경우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크림을 사용해 염증과 가려움을 완화할 수 있다.
여드름은 모낭 속 피지선에 생기는 염증 증상을 말한다. 호르몬이 과잉되면 피지 분비가 많아지고, 이때 박테리아가 함께 번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염증은 붉기와 크기, 진행 정도에 따라 좁쌀여드름, 붉은여드름, 화농성여드름으로 발전한다.
여드름 연고 살 때 ‘과산화벤조일'의 함량 비율 살펴봐야
치료를 위해 여드름 연고를 살 때는 주성분이 되는 ‘과산화벤조일(가수과산화벤조일)’의 함량 비율을 살펴봐야 한다. 여드름 연고에 들어 있는 과산화벤조일은 항균 및 항염 효과가 뛰어나 여드름의 원인인 박테리아를 제거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항생제와 유사한 활성을 나타내지만 항생제가 갖는 내성을 가지지 않아 의약품 제조에 널리 사용된다. 대신 함량이 높을 경우 피부가 화끈거리거나 하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적절한 범위를 지켜야 한다.
과산화벤조일 연고는 주로 2.5%, 5%, 10%의 농도로 판매된다.
낮은 농도는 민감한 피부에 적합하며, 높은 농도는 강력한 여드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처음 사용할 때는 낮은 농도로 시작하여 피부 반응에 따라 점차 농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드물지만 과산화벤조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자극이나 부어오름이 나타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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